쓰레기 더미서 피워낸 '희망의 하모니'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2.04 23:45

아프리카 지라니어린이합창단, 오늘 경희대서 공연

  • 아프리카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이 ‘희망의 노래’란 선물을 들고 우리나라에 왔다.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고로고초 마을 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고로고초란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란 뜻. 마을 사람 대부분이 쓰레기를 주워 끼니를 해결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은 한국인 임태종 목사(60세)의 작품이다. 현재 합창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사단법인 지라니문화사업회장도 겸하고 있다. “구호 활동을 위해 고로고초 마을을 찾았다가 쓰레기를 먹고 있는 어린이를 봤어요. 무척 마음이 아팠죠. 그때 결심했어요. 이곳 어린이들에게 밥 한 끼보다 더 큰 희망을 선물하자고요. 합창단이 그 결과랍니다.”

    지난 2006년 결성된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은 이듬해인 2007년부터 매년 겨울 한국을 찾아 공연해오고 있다. 이번에 온 단원은 새롭게 선발된 2기 멤버들. 7~12세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지난해 공연 모습. 단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도라지타령’ 등을 불렀다. / 지라니문화사업단 제공
    ▲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지난해 공연 모습. 단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도라지타령’ 등을 불렀다. / 지라니문화사업단 제공
    이들은 오늘(4일) 오후 5시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초까지 전국을 돌며 순회공연을 펼친다. 첫 공연엔 가수 성시경과 작곡가 김형석이 ‘특별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다.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공연엔 흥겹고 신나는 아프리카 전통 음악이 등장한다. 단원들이 차려입은 아프리카 전통 의상과 신나는 율동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특히 올해 공연 땐 한국 친구들을 위한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 ‘거위의 꿈’(이적 작사, 김동률 작곡, 인순이 노래)과 ‘사랑으로’(이주호 작사·작곡, 해바라기 노래)를 한국어로 부르기로 한 것. 단원 앨리스 카크와시 양(12세)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게 좀 어려웠지만 한국 친구들 앞에 서기 위해 뜻을 배워가며 기쁜 마음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임태종 목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희망을 전하는 단원들을 보며 한국 어린이들도 희망을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연 일정은 합창단 홈페이지(www.jiran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