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책 읽고 토론해 보세요"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1.01 09:40

동화작가 조성자 선생님의 '독서교육' 강연

  •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에요. ‘책 안 읽는 아이’는 없어요. ‘책 안 읽는 부모’가 있을 뿐이죠. 아이가 읽는 책을 꼭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게 중요합니다.”

  •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까? 책을 읽은 후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독서교육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시간이 최근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씨스퀘어 건물에서 마련된 특강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독서교육의 모든 것’이 그것. 강사는 조성자 선생님(53세)이었다. 조 선생님은 초등 교과서에 실린 ‘겨자씨의 꿈’ ‘자기 자랑’의 동화 작가인 동시에 25년 경력의 독서교육 전문가다. 지난 9월엔 ‘동화작가 조성자의 엄마표 독서토론논술’(조선북스)이란 책도 펴냈다. 이날 강연 역시 책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조성자 선생님은 독서의 중요성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창의성을 키워주고, 카타르시스(정화작용)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앞으로의 인생에 길(꿈)을 찾아주는 게 독서란 것이다. 다만 특정 장르에 치우치는 ‘독서 편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성경·역사·문학·음악·미술·철학·신문·환경·과학 등 10가지 기준을 정하고 각각에 맞는 좋은 책을 골라 읽히는 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강연이 끝나자 참석자 60여 명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혜신 씨(41세)는 “어른이 아닌 아이 눈높이에 맞춰 독서법을 지도하고, 아이가 흡족하지 않은 대답을 내놓아도 칭찬해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며 “어떤 책을 골라 추천해줘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고 말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어머니였지만 아버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김기준 씨(37세)는 “아이가 평소 책을 읽은 느낌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곤 해 나무란 적이 많았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보니 그것 역시 하나의 표현방식이란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론 아이와 같은 책을 읽은 후 함께 독서장을 기록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는 자녀의 친구가 돼야" -조선생님

    -실제 자녀의 독서교육은 어떻게 시키셨나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곤 했어요. 책을 읽고 느낌을 말하면 무조건 칭찬하고 격려해줬죠. 집 전체를 독서 공간으로 꾸미기도 했어요. 식탁과 현관문엔 시를, 화장실엔 좋은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붙여놨죠. 가끔은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놓고 함께 읽었던 책 얘길 나누곤 했어요.”

    -가르쳤던 어린이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요.

    “틱장애(Tic Disorder·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를 겪는 아이를 지도한 적이 있어요. 어느 순간 틱장애가 사라지더군요. 독서와 토론을 통한 집중력 강화가 장애를 치료한 셈이에요.”

    -독서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은 뭘까요.

    “부모는 자녀의 ‘지도자’가 아니라 ‘친구’여야 해요. 용기와 칭찬을 주는 역할이죠.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읽을 책을 함께 읽는 거예요. 그래야 의견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아이와 읽은 책에 대해 얘기할 땐 마치 연기를 하듯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게 중요해요.”

    -책 싫어하는 어린이를 위한 독서 지도법을 귀띔해주세요.

    “교실에 있는 책 중 읽고 싶은 책을 골라보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또래로부터 책을 추천 받는 것도 좋고요.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유머 소재나 퀴즈거리가 책 속에 있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도 효과적이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계속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글을 쓸 거예요. 내년 9월엔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 어린이도서관을 열 예정이랍니다. 어린이책을 많이 준비하고 학부모 동화모임, 꼬마작가교실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할거예요. 많이들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