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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과 23일 경주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시작으로 G20 정상회의를 향한 본격적 행보가 시작된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인 만큼 경호와 경비를 맡은 경찰은 매일 진행되는 현장 점검과 훈련, 대책 회의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경찰청 G20 정상회의 경호기획팀은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곳이다. 지난 15일 권우혁 경호기획팀 경감을 만나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 준비상황에 대해 들었다.
—큰 행사인 만큼 상당한 경호·보안 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G20엔 25개국 정상과 장·차관, 7개 국제기구 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여합니다.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26개국 4019명)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21개국 7365명)를 포함, 지금까지 국내에서 치러진 국제 행사 중 최대 규모죠. 역대 최대 경호·경비 인력인 5만 명(ASEM·APEC 땐 3만 명)이 투입됩니다. 이를 위해 각 지방 경찰청에서 뽑힌 경찰관, 경찰특공대, 전·의경이 행사기간 중 서울에 모입니다.” -
—경호 외에 다른 분야의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개인이 지닌 모든 총기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경찰서가 보관하게 됩니다. 서울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은 임시 폐쇄되고 쓰레기통은 전부 투명 쓰레기통으로 교체했습니다.27일부터 전철역 등 테러 취약 시설과 행사장에 경찰 특공대가 배치됩니다. 이에 앞서 22일부턴 한강에 해경 공기 부양정을 투입해 순찰을 시작합니다. 해킹·악성 코드 유포 등 사이버테러를 막기 위해 전담수사팀도 꾸렸습니다.”
경찰은 이외에도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특수장갑차 2대와 폭발물 탐지견 42마리 등 다양한 장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행사장 주변엔 국산 기술로 개발된 차량 하부검색기가 설치된다. 차량이 검색 위치에 들어서면 스캐너 장치를 이용, 차 아랫부분에 폭발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기기다. 카메라가 차 번호를 판독해 도난차량인지도 점검한다. -
행사 기간 중엔 무선영상전송시스템을 갖춘 헬기 8대가 출동해 ‘공중 경호’ 를 맡는다. 이 헬기엔 열감지 카메라가 있어 야간에도 수상한 물체를 식별할 수 있으며 실시간 영상자료를 촬영, 상황실로 전송한다.
행사장 주변엔 시위 등에 대비한 담장형 분리대가 설치된다. 친환경을 고려한 ‘녹색 경호’ 시스템도 돋보인다. 매연을 내뿜지 않는 자전거, 삼륜 전기차 순찰대가 행사 기간 중 행사장 주변을 감시할 예정이다.
—참가국 정상들의 경호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
“일반인 투숙객의 불편을 막기 위해 정상들이 묵는 호텔은 평소와 다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신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를 설치해 출입자 검문검색을 강화합니다. 정상들이 숙소에서 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G20 전용도로’ 로 지정해 특별관리합니다. 또 행사 당일인 11월 12일 자정부터 밤 10시까지 정상회의장인 무역센터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됩니다.”
—회의장 주변의 테러 위험은 없나요?
“최근 유럽 주요 도시에 테러 위협 경보가 내려져 있어 아프가니스탄 파병국이 다수 참여하는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정권세습이 이뤄진 북한의 움직임도 변수 중 하나예요. 경찰은 국방부, 경호처, 국정원, 인터폴(Interpol·국제형사정찰기구) 등과 나라 안팎의 정보를 공유해 국제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차단하는 등 테러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갖췄습니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 등의 국제행사를 무사히 치른 경험이 있어 이번 행사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D-23 'G20 회의' 경호 총괄하는 권우혁 경찰청 경감을 만나다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하늘·땅·강 '3중 경호' 테러 걱정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