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어린이 특파원] "美학교는 쉬는 시간이 따로 없다"
미국 뉴저지=서건호 명예기자(Fortlee School 4학년)
기사입력 2010.10.15 09:53

화장실 갈 땐 손들고 다녀오고 수업 중 특별활동 하러 나가기도

  • 오늘은 저와 제 친구들의 하루 일과를 소개할게요. 전 오전 8시 30분 전에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잠시 놀아요. 10분 정도 땀을 흘리고 나면 40분에 라인업 벨이 울리고 선생님들이 나오셔서 모두 함께 교실로 들어간답니다. 부모님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친구들은 좀 더 일찍 등교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과일·와플 등 간단한 아침을 먹어요. 선생님들은 아침 식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부모님과 우리에게 여러 번 강조하세요.

    ◆가장 인기 있는 도시락 반찬은 ‘한국 김’!

    오전엔 어려운 과목인 Math(수학), Language Art(문법), Reading(읽고 이해하기) 등을 공부해요. 쉬는 시간은 따로 없어요.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잠시 손을 들고 다녀오면 되거든요. 수업 중 다른 특별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교실을 나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영어가 어려운 친구들이 가는 ESL 클래스, 읽기와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가는 BSI(BASIC SKILLS INSTRUCTION) 리딩클래스와 수학 클래스, 재능 있는 친구들이 가는 G&T(Gift and Talent) 클래스 등 각기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고 와요.

    점심시간은 오전 11시 50분에 시작돼요. 친구들은 ‘마미 런치’(Mommy lunch·도시락)를 갖고 오거나 학교에서 주는 ‘스쿨 런치’를 먹어요. 학교 점심은 햄버거·피자·파스타 등 대부분 살이 찌는 음식이어서 저희 엄마는 대개 도시락을 준비해주세요.

    그런데 제 친구들이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 아세요? 바로 한국에서 할머니가 보내주신 김이에요! 제 친구 제인슨은 내가 마미 런치를 갖고 오는 날이면 일부러 자기 자리 옆에 내 자리를 맡아두곤 김을 얻어먹곤 한답니다.

    점심을 다 먹으면 밖에 나가 축구·풋볼 등 공놀이를 하거나 게임 룸에서 모나폴리와 체스 같은 게임을 즐겨요. 리딩 룸에서 책을 볼 수도 있어요.

    오후엔 미술·음악·체육·라이브러리(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고 빌려오는 시간) 등의 활동을 해요. 우리 학교는 4학년부터 노래·악기 등 클럽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전 올해부터 악기 클럽에 들어가서 색소폰을 배우고 있죠.

    수업은 오후 3시면 전부 끝나지만 선생님은 3시 30분 정도까지 교실에 계세요. 숙제에 도움이 필요하거나 ESL, 클럽 활동 등으로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이 남아서 숙제와 보충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거든요.


  • ①미국 영사관에서 주최
하는 미 동북부 동요대회
에 참가한 한국 어린이들.
②오전 8시 40분 라인업
벨이 울리기 전 모두 함께
모여 등교하는 모습
    ▲ ①미국 영사관에서 주최 하는 미 동북부 동요대회 에 참가한 한국 어린이들. ②오전 8시 40분 라인업 벨이 울리기 전 모두 함께 모여 등교하는 모습
    ◆하루 20분 이상 독서 한국어 공부도 열심

    이곳 부모님들은 학교생활에 참여하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엄마들은 학교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 저녁 시간에 있는 학교 행사엔 꼭 참석해 봉사하세요.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PTA(Parents and Teacher Association·학부모 교사 면담)를 저녁 시간에 갖기도 해요. 아빠들은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스포츠 프로그램 강사 자원봉사를 해주세요. 덕분에 우리는 여러 스포츠를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답니다.

    방과 후에 집에 오면 숙제하고 책을 읽어요. 책 읽기는 매우 중요해서 하루에 20분 이상 반드시 읽어야 해요. 숙제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숙제와 읽기를 마치면 마침내 나의 자유시간이에요! 집 앞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축구, 농구, 자전거 타기 등을 하며 놀거나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해요.

    미국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아서 방과 후나 토요일엔 부모님 나라의 말과 문화를 배우러 각각 자기 나라 학교에 따로 가기도 해요. 헝가리에서 온 버나뎃은 헝가리 학교, 일본에서 온 기세이는 일본 학교, 러시아에서 온 제이슨은 러시아 학교로 가죠. 저도 주말마다 한글학교에 가서 한국말을 배우고 명절이면 송편도 빚어요. 또 영사관 교육부가 주최하는 동요대회 등에 참여하며 한국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미국에 살지만 미국 문화와 언어 못지않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게 제겐 무척 중요한 일이거든요.

    저녁엔 가족과 식사를 한 후 게임을 하거나 이야기를 하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어요. 보통 밤 9시 30분 정도면 제 침대에서 엄마·아빠랑 굿나잇 키스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