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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 겨울밤, 누더기를 걸친 나그네가 눈보라 속을 걷고 있었어요. 배가 고팠던 나그네는 작은 마을을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답니다. 가난했던 마을 사람들은 나그네에게 나눠줄 게 하나도 없다고 입을 모았어요.
그때 갑자기 나그네에게 좋은 생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수프를 만들어 먹자는 제안이었어요. 나그네는 이 수프에 아주 특별한 재료가 들어갈 거라고 말했어요. 다름 아닌 코트에 달려 있던 단추였죠. 예전엔 단추의 재료가 동물 뼈였거든요. 나그네는 단추만으로 마을 사람 모두가 수프를 나눠 먹을 수 있는 기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어요.
처음엔 나그네의 말을 믿지 않던 사람들이 호기심에 하나 둘 모여들었어요. 그리고 수프를 끓이는 데 필요한 냄비와 물, 불을 빌려줬습니다. 수프가 끓는 걸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기에 내가 갖고 있는 감자 하나를 넣으면 더 맛있겠는데….” “우리 집에 양파가 하나 있는데 넣어볼까?” 사람들이 집에서 가져온 음식 재료가 점점 불어났습니다. 드디어 수프가 완성됐습니다. 수프를 맛본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단추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수프를 끓이다니!”
◆9일, 단추수프 축제가 열린다!
이 이야기는 오브리 데이비스의 동화 ‘단추수프’입니다. 아무도, 어떤 것도 나눌 수 없다고 했던 가난한 마을에서 나그네가 일으킨 ‘나눔’의 기적, 놀랍지 않나요? 나그네가 남기고 간 뼈단추는 세월이 지나며 하나씩 없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수프를 끓일 때 꼭 필요한 게 단추가 아니란 사실을, 단추수프는 자신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기적이란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마음이 된 마을 사람들은 그날을 마을의 기념일로 정하고 매년 단추수프를 기념하는 축제를 열었다고 해요.
세상엔 나누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나누지 못할 만큼 작은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가진 것의 1%만 내놓아도 단추수프 동화에서처럼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토요일인 오는 9일 아름다운재단은 열 살 생일을 맞아 ‘단추수프의 기적’을 재현(再現·다시 나타냄)하는 ‘단추수프 축제’를 엽니다. 동화 속 마을 사람들이 각자 음식 재료를 내놓은 것처럼 200여 명이 기꺼이 기부한 물품·음식·지식·재능 등이 커다란 냄비 속에서 어우러지며 맛있는 단추수프로 끓게 되는 거죠.
◆축제의 주인공은 어린이래요~
이날 축제의 주인공 중 하나는 아름다운재단 어린이나눔클럽 회원들입니다. 어린이들이 만드는 단추수프 축제의 풍경은 어떨까요?
나눔장터에선 어린이나눔클럽 회원들이 친구와 나누고 싶은 소중한 물건들을 교환합니다. 물건을 받고 싶은 사람이 기증자의 이름과 사연을 확인한 후 나눔 방명록에 감사의 사연을 적으면 해당 물건은 ‘내 것’이 된답니다. 장터에서 나눌 수 있는 게 물건만은 아니에요. 종이접기·그림 그리기·악기 연주 등 다양한 재능과 끼를 나눌 어린이 재능 기부자들도 얼마든지 환영이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알렉스의 레모네이드 스탠드’에 들르는 것도 잊지 마세요. 알렉스가 누구냐고요? 여덟 살의 나이에 소아암에 걸려 하늘나라로 간 어린이들의 친구예요. 죽기 직전까지 레모네이드를 팔아 모은 돈으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소아암 환자를 돕는 데 보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년이죠. 어린이 나눔클럽 회원들은 이날 하루 알렉스가 돼 축제 참가자에게 총 500잔의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나눠줄 예정입니다.
나눔의 정신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 단추수프 축제의 기적을 어린이 여러분도 함께 체험해보실래요?
단추수프 축제
▲언제, 어디서?
-10월 9일(토)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서울 가든파이브 옥상정원(지하철 8호선 장지역)
▲ 프로그램 :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의 단추수프 끓이기, 재능나눔 체험 등
▲문의 : www.buttonsoup.net
(02)7666-1004문의하세요!
[나눔으로 쑥쑥] '단추수프의 기적' 함께 만들어 봐요!
오는 9일 아름다운재단 열살 생일
재능 기부자와 함께하는 나눔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