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의 돌고래끼리 만나면 '공용언어' 쓴다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10.04 09:50
  • 지구 상에서 사람에 이어 두 번째로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돌고래가 다른 종을 만날 경우 공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영국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대학 연구진은 먼 친척뻘인 큰 돌고래와 가이아나 돌고래는 서식지가 겹치는 코스타리카 인근 해안에서 매일 만나는데, 평소에는 각각 고유의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다가 상대를 만났을 때는 소리 내는 방식을 바꿔 중간 언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동물이 다른 종을 만났을 때 소통 방식을 수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물행동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큰돌고래는 몸길이가 최장 3.8에 이르고 기다란 등지느러미가 있는 종이며, 가이아나 돌고래는 최장 몸길이 2.1에 등지느러미가 작고 ‘이마뿔’이라고 알려진 긴 주둥이를 갖고 있다. 큰돌고래는 평상시 낮은 주파수의 긴소리를 낸다. 반면 가이아나 돌고래는 휘파람처럼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이용해 대화한다.

    연구진은 두 무리가 한데 어울려 헤엄을 칠 때면 주파수와 지속시간이 두 종의 중간 영역의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 로라 메이콜라도 박사는 “두 종이 만나면 서로 자기 종 고유의 소리를 더 크게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두 종이 만났을 때 녹음된 신호는 보다 균일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장비로는 두 종의 소리를 구별해 녹음할 수 없기 때문에 둘 다 소리를 바꾼 것인지 아니면 한쪽이 다른 한쪽의 소리에 맞춰 내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연구진은 “두 종이 만날 때면 덩치가 큰 큰돌고래가 가이아나 돌고래를 괴롭히는 모습이 관찰되는데, 이 때문에 가이아나 돌고래가 큰돌고래의 위협적인 행동을 멈추기 위해 큰돌고래의 언어로 위협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