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한·러 수교 20주년 '이념 대립' 벗어나 '동반자' 관계로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기사입력 2010.10.01 09:45
  • 한국과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수교(修交·외교 관계를 맺음) 20주년을 맞았다.

    한국과 러시아가 최초로 수교한 건 1884년 ‘조·러 수호통상조약’을 체결(締結·계약 따위를 공식적으로 맺음)하면서부터다. 당시 조선은 이 조약을 통해 갑신정변(1884) 이후 조선 내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청나라를 견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조약은 러·일 전쟁(1904~1905)에서 러시아가 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당시 조선이 일본의 영향력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멀어졌던 양국이 다시 교류를 시작한 건 1990년이 되면서다. 그해 9월 30일 두 나라의 외무장관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한·소(소련·사회주의 시기 러시아의 옛 명칭) 수교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대(對) 사회주의’의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자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에 맞춰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와 외교를 재추진한 것이다.


  • 1898년 한국을 찾은 러시아 탐사단이 조선의 회령군
수 김홍서와 함께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1898
년 러시아는 한국에 대규모 탐사단을 파견, 한국의
광물·식물·동물·경제·사회·풍속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했다. 한러대화 제공
    ▲ 1898년 한국을 찾은 러시아 탐사단이 조선의 회령군 수 김홍서와 함께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1898 년 러시아는 한국에 대규모 탐사단을 파견, 한국의 광물·식물·동물·경제·사회·풍속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했다. 한러대화 제공
    지난 2008년 이뤄진 한·러 정상회담에선 두 국가의 관계가 이전의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2010년 4월 한국과 러시아의 민관산학(민간과 관청, 기업체와 학교를 아우르는 말) 대화채널인 ‘한러대화(Korea-Russia Dialogue)’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편, 양국에선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서울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중구 순화동)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전(展): 다시 만나는 이웃 러시아’. 1884년부터 현재까지 126년간 두 나라가 맺어온 관계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사진자료 등이 전시된다. 12일까지. (문의 02-2151-6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