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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27세)이 2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3대(代)에 걸친 권력 세습(世襲·한 집안의 재산이나 신분 등을 대대로 물려주고 물려받음)은 세계 역사상 유례(類例·같거나 비슷한 예)가 없는 일이다. 이날 해외 언론들은 이 같은 내용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김정은이 김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 결정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부친을 잇는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분명하고 공적인 첫 번째 신호”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이 이토록 빨리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의 지위에 올린 건 20년 전 자신이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경우와 아주 다른 상황”이라며 “김정은의 후계자 학습과정은 아버지 김정일의 건강 상태에 따라 짧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일은 전문가들의 예상 속도마저 뛰어넘는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김정은이 조선 노동당 지도부에 들어감과 동시에 후계자로 사실상 결정된 것”이라며 “김정은이 북한 국민 앞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을 모은다”고 보도했다. -
일본 일간지 아사히(朝日)신문은 “김정은이 대장 호칭을 달긴 했지만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 때문에 북한이 이른바 ‘강성대국’의 완성을 선언한 2012년 이전엔 외부에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대국이란 ‘강력한 사상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경제 건설에 성공하는 강한 국가’란 뜻. 북한이 지난 1998년부터 주민들을 통치하기 위해 사용해오고 있는 선전 구호다.
이 밖에도 “왕조 계승의 첫 단계를 보여주는 것”(영국 로이터통신) “헐벗은 국가에서 또 한 번의 권력세습이 이뤄지고 있다”(프랑스 AFP통신)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매체가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 등 중국 관영(官營·국가가 경영함) 매체들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됐다는 객관적 사실 외에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아들에서 아들로' 북한, 3대째 권력 세습
김지혜 인턴기자
april0906@chosun.com
김정은, 대장 이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
외신들 "김, 아버지 김정일 후계자로 공식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