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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를 아시나요? 인기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제목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또 이번 학기부터 소년조선일보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손잡고 연재를 시작한 새 코너 이름이기도 하고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해오고 있는 곳입니다. ‘소원을 말해봐!’ 지면에선 어린이들이 소원을 빌고 이루는 과정, 그 이후의 밝아진 모습을 월 1회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9월 3일자 ‘소원을 말해봐’ 첫 회 주인공이었던 승주 기억나세요? 백혈병을 앓고 있던 승주는 겉보기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건강해보였어요. 문제는 승주가 낯선 기자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거였죠. 묻고 또 물어도 겨우 몇 마디 짧은 대답을 듣는 게 고작이었으니까요. 승주를 만나려고 서울에서 평택까지 기차 타고 차 타고 두 시간 넘게 내려갔는데. 살짝 섭섭했어요.
그런데 딱 한번, 승주가 제 질문에 눈을 반짝이며 대답한 적이 있었어요. 자신이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자원봉사자 형·누나들의 얘길 할 때였어요. 승주는 그 시간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더군요. 의아했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승주가 어떻게 자원봉사자들과 친해졌을까?’
어머니께 사연을 듣고서야 의문이 풀렸어요. ‘위시데이’(소원을 이루는 날) 하루를 위해 여섯 명의 자원봉사자가 무려 5개월씩이나 수시로 아이를 찾아와 함께 얘기하고 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거예요. 어머니는 “위시데이도 좋았지만 그분들이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승주가 너무 즐거워했다”고 하셨어요.
‘아, 이건 단지 아픈 아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하루짜리 이벤트가 아니었구나!’ 그제야 비로소 ‘아픈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한다’는 이 이벤트의 취지를 제대로 깨닫게 됐습니다.
역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소원을 이뤘느냐는 ‘결과’보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과정’들이 승주를 훨씬 더 행복하게 했으니까요. 소년조선일보는 이 코너를 통해 아픈 어린이와 자원봉사자들이 나누는 행복한 추억, 그들이 주고받은 따뜻한 마음을 더 많이 담아볼 생각이에요. 우리 친구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취재일기] '소원을 말해봐' 통해 꿈 전할게요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