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우리의 꿈… 미래 향해 덩크슛 날려요"
손정호 인턴기자 wilde18@chosun.com
기사입력 2010.09.07 09:57

유소년농구대회 우승한 '드림팀', 어려운 환경 딛고 펄펄

  • 어린이 농구단 ‘드림팀’ 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힌트를 줄게.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전국유소년농구대회 저학년부(초등 1~4학년) 우승팀! 어때, 이제 기억나지?

    드림팀은 서울 꿈나무마을(은평구 응암동)과 삼동소년촌(마포구 상암동) 두 곳의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초등 3·4학년 남자아이들로 구성돼 있어. 2005년 만들어졌으니까 올해로 꼭 5년이 됐구나. 드림팀 감독은 천수길선생님이야. 한국농구발전연구소장이면서 한국농구협회 총무이사를 지낸 전문 농구인이지.

  • 어린이 농구단 ‘드림팀’ 선수들이 서울 꿈나무마을(은평구 응암동)에서 연습 도중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일 왼쪽 뒤가 천수길 감독.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9회 전국유소년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예비 농구왕’ 들이다. / 조선일보 자료사진
    ▲ 어린이 농구단 ‘드림팀’ 선수들이 서울 꿈나무마을(은평구 응암동)에서 연습 도중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일 왼쪽 뒤가 천수길 감독.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9회 전국유소년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예비 농구왕’ 들이다. / 조선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23일 찾아간 꿈나무마을 농구장에서 팀원들은 이강초(41) 코치 선생님의 지도 아래 한창 연습 중이었어. 패스·드리블·슛 동작을 반복하며 구슬땀을 흘리던 팀원들이 잠깐 휴식하는 사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어.

    시원한 물로 갈증을 해소하던 ‘에이스’ 정의혁 군(서울 알로이시오초 4년)은 망설임 없이 “농구는 내 모든 것” 이라고 하더라. 옆에 있던 팀의 재간둥이 채동엽군(서울 알로이시오초 3년)은 “농구 할 때도 좋지만 감독·코치 선생님과 함께 캠프 갈 때가 그 다음으로 좋다” 며 웃었어.

    어린이 농구팀이라고 깔보진마. 연습량이 상당하거든. 지정된 체육관도 없는데 11명의 팀원이 일주일에 꼬박 사흘씩은 코트에 서니까 말이야. 이강초 선생님이 제일 아쉬워하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야.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다른 팀 체육관을 하루씩 빌려 연습게임을 해요. 경기를 잘하려면 팀원들의 정서적 안정이 제일 중요한데 그 점이 가장 아쉽죠.”

    천수길 선생님의 별명은 ‘한국 농구계의 산타클로스’야. 드림팀말고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계시거든. 대표적인 게 ‘희망 농구교실’ 이야. 매주 토요일 오후 세 시부터 두 시간씩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희망농구코트에서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지. 아, 물론 일반 어린이도 참가할 수 있어. 지난 5년간 드림팀에게 무료 저녁식사를 제공한 분도 대장 선생님이야. 각계의 후원금을 모아 서울 은평구 서오능 인근의 한 보리밥집에서 팀원들에게 따뜻한 저녁을 선사하고 있단다.

    천수길 선생님이 이끄는 한국농구발전연구소는 요즘 사단법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 그렇게 되면 드림팀을 비롯해 농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를 훨씬 더 많이 도울 수 있대. 너희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물론 가능하지! 이메일(kba1000@korea.com)이나 전화 (02-734-5006)로 문의하면 언제든지 안내받을 수 있어.

    드림팀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천수길 선생님에게 ‘농구광 어린이’ 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 드렸어.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들려줄게. “자기 자신을 아끼고 믿으세요. 그러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