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행복한 세상 만들게요"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기사입력 2010.08.25 09:44

이제훈 어린이재단 신임 회장

  • 이제훈 어린이재단 신임 회장은“어린이를 둘러싼 환경이 보다 안전해지려면 핵가족화 사
회가 되며 사라진 대가족 고유의 아름다운 풍
속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남정탁 영상미디어 기자
    ▲ 이제훈 어린이재단 신임 회장은“어린이를 둘러싼 환경이 보다 안전해지려면 핵가족화 사 회가 되며 사라진 대가족 고유의 아름다운 풍 속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남정탁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8월 2일 국내 최대 아동복지단체 어린이재단의 ‘대장’이 바뀌었다. 언론인 출신으로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사장을 지낸 이제훈(70) 신임 회장이 그 주인공. 23일 오전 서울 무교동 집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3년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20여 일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제가 원래 자원봉사 분야에 오래 몸담았어요.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을 지냈고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 일은 지금도 겸임하고 있지요. 회장이 된 후 재단 일에 전념하기 위해 자원봉사 쪽 일은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신 전국에 분포한 재단 지역본부를 찾아 업무도 파악하고 보고도 받으며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어린이재단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큰일이지요. 재정적 지원도 하고 멘토(상담자)도 연결해주고요. 최근엔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열심히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복지 분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는 뭘까요?

    “옛날 제가 자랄 때만 해도 대가족 제도가 일반적이었어요. 가족 자체가 어린이들의 안전망 역할을 했지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가장 바람직한 가족제도는 할아버지·할머니, 아버지·어머니로 이어지는 3대(代) 양성 대가족’이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요즘은 핵가족화되면서 외동아이가 많아졌어요. 정서적으로도 외롭고 혼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린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가장 심각해요.”

    -임기 중 어떤 점에 주력해 재단을 이끌어가실 계획인가요?

    “어린이재단은 62년의 역사를 거치며 규모나 역량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제가 할 일은 해외 빈곤국 어린이 돕기 사업 등을 보다 활발히 진행해 재단을 세계적 수준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게 아닐까 해요.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우리 사회 특성을 반영해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여건이 된다면 재단 내에 어린이문제 전문 연구소도 세우고 싶고요.”

    -어린이도 재단이 하는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나요?

    “물론이지요. 재단 홈페이지(www.childfund.or.kr)나 전화(1588-1940)를 통해 신청하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어요. 다만 어린이 혼자 나서는 건 쉽지 않으니 부모님이 도와주셔야지요. 특히 부모님들이 이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실제로 저희 재단 후원자 중 ‘봉사를 시작한 후 아이들이 부쩍 의젓해졌다’는 얘길 하시는 분이 많거든요.”

    -소년조선일보 어린이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뿐 아니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어린이가 됐으면 해요. 어차피 사회는 혼자선 살 수 없는 곳이거든요.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친구에게 먼저 손 내미는 어린이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