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지방의 검은슴새 제주에서 발견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10.08.14 06:34

지구 온난화로 전세계 기후·생태계 심각한 변화

  • 국내에서 한번도 관찰되거나 기록된 적 없는 검은슴새 한 마리가 지난달 28일 제주도 조천읍 북촌에서 최초로 관찰됐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13일 밝혔다. 주로 동남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 열대지방과 대만·일본·하와이 등 아열대 지방의 바다에 서식하는 검은슴새가 왜 우리나라까지 찾아온 걸까?

    교과서를 보면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점차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검은슴새의 등장이 대표적 증거.

    국립생물자원관 역시 검은슴새의 분포권이 제주까지 확장된 게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다 앞선 6월에도 제주 마라도 인근에서 쇠부리슴새 500여 마리가 발견됐으며, 지난해에도 이 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푸른날개팔색조가 관찰됐다. 이들은 모두 (아)열대 서식종으로 알려졌다.
  • (위부터) 10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파누
아킬 지역에서 홍수로 고립돼 있던 주민들
이 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모습. 국립생물
자원관이 7월 28일 제주에서 발견한 아열
대 조류 검은슴새. 지난달 28일 촬영된 그
린란드 북부 피터만 빙하의 위성사진(왼
쪽)과 지난 5일 촬영된 위성사진(오른쪽)
으로, 오른쪽 사진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
리가 떨어져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P 연합뉴스
    ▲ (위부터) 10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파누 아킬 지역에서 홍수로 고립돼 있던 주민들 이 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모습. 국립생물 자원관이 7월 28일 제주에서 발견한 아열 대 조류 검은슴새. 지난달 28일 촬영된 그 린란드 북부 피터만 빙하의 위성사진(왼 쪽)과 지난 5일 촬영된 위성사진(오른쪽) 으로, 오른쪽 사진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 리가 떨어져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P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와 생태계 변화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지역에 따라 극심한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기상기구(WMO) 관계자들은 폭염·홍수·가뭄·산불 등 올여름 지구촌에 나타난 극단적 기상현상 역시 지구 온난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일부 섬나라나 해안 저지대 국가들은 물에 잠길 수도 있다. 지난 5일<이하 현지 시각> 북극의 2대 빙하 중 하나인 그린란드 피터만 빙하에선 표면적 260㎢ 높이 200m의 초대형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나갔다. 미국 뉴욕주 맨해튼의 4배, 서울시 면적의 40%에 달하는 크기다. 12일 AP통신은 “분리된 빙하가 석유 탐사와 해상 운송이 한창인 캐나다 뉴펀들랜드에 닿게 될 경우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엄청난 충돌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지구 온난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