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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조선 500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실 ‘조선실’을 최근 개관했다.
박물관 용산 이전 개관 5주년을 기념해 1층 중·근세관에 마련된 ‘조선실’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나라 조선’을 주제로 총 252건 1100여 점의 유물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
제1실에선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부터 세종대왕이 꽃 피운 찬란한 과학과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들이 소개되고, 2실에선 조선의 지식인 사림(士林)들의 문화와 조선의 대외관계를 조명한다. 3실은 전쟁 뒤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사회제도, 생활풍습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으며, 4실은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을 통해 영·정조 시대의 실학과 문화예술의 변화상을 다룬다. 5실에선 ‘척화비’와 현존 최고(最古)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등 근대국가로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엔 △기상청에 소장돼 있다가 처음으로 박물관에서 공개되는 ‘관상감 측우대’와 △6·25전쟁 때 국외로 불법 반출됐다가 국내에 반환된 ‘오얏꽃 무늬를 수놓은 표피(豹皮)’ 등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전시품이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죽은 남편을 위해 아내가 머리카락을 넣어 짠 ‘미투리’도 출토지를 벗어나 처음 서울에서 전시된다. 1998년 안동 이응태 묘에서 출토된 이 유물과 함께 발굴된 ‘원이 엄마의 편지’도 만나볼 수 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과 세계 시계 제작기술 역사상 독창적인 천문시계로 평가되고 있는 ‘혼천시계’도 전시된다.
조선 500년의 문화ㆍ생활 한눈에 본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 '사농공상의 나라' 주제로 1100여 점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