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르치는 대학] 글로벌·화합형 인재 양성… 캠퍼스엔 방학이 없다
김소엽 맛있는 공부 기자 lumen@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6 03:06

'특성화 교육' 2개 대학 탐방
가톨릭대학교_집중 영어기숙 'GEO 프로그램' 학생들 북적
서울여자대학교_교정 곳곳 '토론의 장'… 공동체 교육에 심혈

  • 교육과학기술부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으로 잘 가르치는 대학 11개교를 최근 선정했다. 수도권 대학 중에는 가톨릭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등 4개교가 지방대학 중에는 건양대, 대구가톨릭대, 세명대, 신라대, 울산대, 한동대, 한림대 등 7개교가 선정됐다. 교육과정과 학사제도를 변화시켜 선정된 가톨릭대와 학부교육 선진화로 주목받은 서울여대를 찾아 이들 학교들의 특색 있는 교육을 살펴봤다.

  • 좌) 가톨릭대 GEO 수업 전경. 우)서울여대 공동체교육 모습 / 염동우 기자 ydw2801@chosun.com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 좌) 가톨릭대 GEO 수업 전경. 우)서울여대 공동체교육 모습 / 염동우 기자 ydw2801@chosun.com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가톨릭대, 여름 방학 GEO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인재 만든다

    "Supermartket is just right next door?"

    (바로 앞에 마트가 있나요?)

    "Yes, it is very convenient to shop groceries and everyday needs. Besides it's a perfect place to spend time and relax."

    (네 바로 앞이 마트라 장보기 편해요. 시간 보내고 쉬기에도 그만인 장소죠.)

    방학이면 대학들이 한적해지는데 반해 가톨릭대 교정은 학생들로 북적인다. 바로 GEO(Global English Outreach)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때문이다. GEO는 기숙사까지 포함한 100% 영어환경으로 4주간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총 51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각 클래스당 최소 8명에서 최대 11명인 소수정예다. 가톨릭대 1학년 정성진(20·생명환경공학부)씨는 "국가별로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호주, 아일랜드로 나눠 팀을 구성한다. 이때 그냥 팀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와 같은 환경으로 각 국가에 이민절차를 밟아 들어간다. 100% 영어로만 생활하기 때문에 문화도 각 국가별로 최대한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뿐 아니라 기숙사에서도 영어로만 이야기한다. 무심결에 한국어로 말을 하면 경고를 받게 되는데 이 점수가 누적되면 팀에 벌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들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오전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는 레벨별 수업을 듣고 5시부터는 저녁식사와 팀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때 클럽 룸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도 있다. 게임, 커피, 영화, 음악 등의 클럽에서 토론과 학습, 생활회화까지 자연스레 익히는 것이다. 2009년 7월에 처음 선보인 GEO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총 51명 모집 중 12명이 외부인으로 만족도 조사에서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타학교 학생으로 GEO에 참가중인 이준선(24·고려대)씨는 "전역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가톨릭대 GEO 프로그램은 인근 학교에서도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24시간 영어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며 다음 캠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름과 겨울 방학을 활용해 진행되는 GEO는 학교에서 75%의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GEO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로 가톨릭대에는 작은 변화가 일었다. GEO에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도 교내에서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자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박영식 총장은 "외국어를 위해 어학연수, 유학 가는 학생들을 학교 속으로 끌어들여 글로벌화 시키는 것이 GEO 프로그램의 목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도 대학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여대, 공동체교육으로 화합형 인재 만든다

    지난 7월 12일 서울여대 교정. 여름방학 중의 더운 날씨에도 한 무리의 학생과 교수가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 외에도 학교 곳곳에서 무리 지어 공부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공동체교육'을 중시하는 서울여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같은 시간, 인문과학관에서는 기업에서 나온 전문강사가 '창의적 미디어 기획'이라는 특강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명주 정보미디어대학 학장은 "학생 한 명을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공동체교육이 잘 이뤄져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교수, 학생, 선·후배, 기업 모두가 어우러져 함께 배우게 하는 것이 서울여대 교육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공동체교육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바롬 인성교육'이다. 모든 학생은 입학 후 1학년 때 3주, 3학년 때 2주, 총 5주간 바롬교육관에서 다른 학과생과 의무적으로 함께 생활해야 한다. 기독교학과 3학년 한지연(21)씨는 "고등학생 때까지 '자아정체성을 찾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사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다. 하지만 바롬교육에서 받은 자아정체성 교육은 전혀 달랐다.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남을 통해서 나를 바라보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여대에는 생활공동체, 학습공동체, 교수공동체, 사제공동체 등 다양한 공동체가 있다. 한 학생이 최소 7~8개의 공동체에서 활동한다. 일년에 300~400개의 스터디그룹이 결성되고, 150여개의 사제(師弟)동행 모임이 활동한다. 김명주 학장은 "캠퍼스 마일리지 제도가 있어, 공동체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에게 마일리지를 주고 일정 금액을 넘기면 장학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영문학과 4학년 조은애(22)씨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학교에 신청하면 매달 활동지원금이 나온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활동보고서로 만들어 제출해 우수 그룹으로 선정되면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서울여대의 자랑인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 'SWELL'은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기 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정해 매일 영어수업을 듣고, 방학 중에는 40일간 기숙사에서 합숙하면서 몰입형 영어교육까지 받는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준비 과정도 독특하다. 조은애씨는 "만약 제가 퍼듀대학으로 가게 되면, 출국 전 방학 때 퍼듀대학 학생 5명이 서울여대를 찾아와 한 달간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외국 문화 등을 미리 체험하기 때문에 적응에 실패해 돌아오는 경우가 없다"고 전했다. 김명주 학장은 "서울여대는 봉사활동도 학생이 배운 전공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게 한다. 공동체 안에서 경쟁이 아닌 '화합'형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것이 서울여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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