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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계속 떨어지니까 공부의 재미를 잃고, 공부가 재미없으니 공부를 안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성적표를 보면서 속상해서 혼자서 많이 울어요.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나만의 공부법을 갖고 싶은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서 신청합니다"
맛있는공부가 추진하는 '중하위권 성적 UP 프로젝트' 앞으로 보내온 김가연(서울 상명고 2)양의 사연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의지는 있으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양의 성적은 모의고사와 내신 모두 중하위권. 언어는 4등급, 외국어는 3등급, 사탐은 3~4등급을 오가지만 수리의 경우 지난 중간고사에서 30점을 맞고 모의고사에서는 5등급을 맞을 만큼 성적이 좋지 않다. 김양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EBS 수리영역 심주석 대표강사와 사탐영역 김지은 대표강사가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
◆체계적인 학습습관이 없는 것이 문제 -
의류사업을 하느라 오후에 집을 나서 꼬박 밤을 새우고 돌아오는 부모님 때문에 김양은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통제하고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욕은 금세 사라진다. 김양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대략 오후 6시. 식사 및 휴식을 마치고 인터넷강의(인강)을 2시간 동안 2강좌를 듣는다. 몇 달 전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9시부터 10시까지 운동을 한 뒤 샤워를 하면 대략 11시쯤.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하고 12시쯤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6시에 일어난다. 등교 준비로 하루를 시작해 학교에서 5시까지 수업을 듣는 것으로 일상이 되풀이된다. 심주석 강사는 “다른 고2 학생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공부시간이 월등히 적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성적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유를 부리지 말라고 충고했다. 수능이 앞으로 500일 남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을 독하고 엄격하게 다그쳐야 한다는 의미다. 운동이나 기타 휴식시간을 줄여 공부시간으로 만들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공부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심 강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내와 고통이 있기 마련,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주변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계획에 따라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라 ”고 말했다.
공부시간조차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양은 인강을 들을 때에도 치밀한 공부 계획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날 기분에 따라 강좌를 선택하고, 인강을 듣기 전과 들은 다음 교재를 살피지 않았다. 가장 학습 능률이 좋은 시간인 아침 자습시간에도 교재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영어 단어를 외우며 어영부영 아까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쉬는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습하는 일도 없었다.
김양의 학습법 중 수업시간에 딴 짓 하지 않고 선생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필기를 잘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심 강사는 “특히 내신의 경우 과목별 선생님의 한마디가 시험과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시험 준비 기간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김지은 강사는 우선 본인에게 맞는 인강 강좌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여러 차례 맛보기 강좌를 들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강사를 선택하거나 부족한 부분의 강좌만 선택해 수강하라는 것이다. 적합한 강좌를 찾았다면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믿는 자세도 중요하다. 그는 “흔히 인강을 시청한 것을 자신이 공부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강사의 강의를 복습을 통해 이해하고 혼자 교재를 푸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자기 것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양처럼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대개 개념 정립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전체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략 훑어주는 강좌를 듣는 것을 추천했다.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워라
두 강사는 김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왜 본인이 공부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다는 점을 동시에 꼽았다. 김양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은 있지만, 어느 대학에 사회복지학과가 있는지, 어느 대학을 목표로 할 것인지도 뚜렷하게 정하지 못하는 미숙함을 보였다. 심 강사는 “명확한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학습 동기 유발면에서 큰 차이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심 강사는 구체적으로 일별, 주별 공부 계획을 세워볼 것을 추천했다. 잠들기 전 수첩에 다음날 어떤 공부를 얼마만큼 할 것인지를 적고 다음날 실행 여부에 따라 점검하는 방식이다. 반드시 그날 안에는 목표했던 분량을 마치겠다는 의지로 계획에 임할 것을 강조했다. 단, 이때 계획은 ‘몇 시간 동안 공부’식으로 막연하게 세우기보다는 ‘과목별 문제집 몇 쪽부터 몇 쪽까지 풀기’, ‘교과서 몇 쪽 읽기’ 등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강사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공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세우고 점차 분량을 늘리는 방법을 추천했다. 계획을 달성하다 보면 성취감이 생겨 점차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좋아하는 과목보다는 부족한 과목 위주로 공부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상담을 마친 김양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돼 기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구체적 계획 세워 실천하고 목표 달성하면 스스로 선물하기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중하위권 성적 UP프로젝트]④ 두번째 멘토링서울상명고2 김가연
과목별 나만의 노트 만들어 정리… 인강내용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복습
실천 가능한 만큼만 계획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