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가는 길, 이변 줄 잇는다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5 10:39

美, 종료 직전 골… 극적 진출
독일-잉글랜드 8강행 격돌… 한국은 수월한 대진표 행운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연일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간발의 차로 16강 진출 여부가 갈리는 일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24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승점 2)과 알제리(승점 1)가 0대0으로 맞서고 있던 조별리그 C조 3차전 후반 인저리타임. 같은 시각 벌어진 잉글랜드전에서 0대 1로 뒤지고 있던 슬로베니아는 두 경기가 0대 0 그대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2차전까지 승점 4점을 챙긴 슬로베니아는 잉글랜드(승점 2)에 지더라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추가 시간 1분이 지날 무렵, 기적 같은 미국의 결승골이 터졌다. 결국 미국과 잉글랜드가 각각 승점 5점으로 16강에 올랐고, 슬로베니아는 졸지에 조 3위가 돼 탈락했다.

    D조의 상황도 극적이었다. 2차전까지 승점 4점을 얻은 가나는 3차전에서 독일에 0대 1로 패했지만 승점 3점의 세르비아가 호주에 1대 2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16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호주와 승점이 같아진 가나는 골 득실에서 3골 앞서 조 2위를 차지했다. 2차전에서 우승 후보 독일을 1대 0으로 누르고 상승세를 탔던 세르비아는 ‘만만한’ 호주에 일격을 당해 짐을 싸게 됐다.

    A조에서는 조 2위와 3위의 승점이 같아서 골 득실까지 따지는 상황이 나왔다. 멕시코는 3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대 1로 패했지만,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여유 있게 승리해 둔 덕에 3위 남아공에 골 득실에서 앞설 수 있었다.

    희비가 엇갈리는 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국가는 16강전부터 ‘죽음의 대진’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독일과 8강 길목에서 만난다. 이 경기의 승자는 8강에서 아르헨티나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가시밭길’은 브라질·포르투갈 역시 걸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각각 G조와 H조에서 2위 안에 들 경우, 브라질과 포르투갈 중 한 팀은 H조의 스페인과 16강전에서 맞붙어야 한다.

    이에 비하면 태극전사들의 마음은 한결 가볍다. 우루과이·미국·가나 등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된 네 팀과 2라운드에 함께 묶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