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사상 첫 원정 16강 해내자! 2002★ 4강 신화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4 09:39

이정수 동점골·박주영 역전골… 26일 밤 11시 우루과이와 8강 다툼

  • 23일 대한민국의 태양은 온 국민이 하나 된 ‘붉은 함성’속에 솟아올랐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무적함대’스페인을 꺾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뒤 맞았던 그 감격의 새벽이 정확히 8년 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다. 한국 축구의 56년 월드컵 도전사에 새로 쓰여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캄캄한 새벽을 밝힌 간절한 국민적 염원은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태극전사들에게 전해졌고, 그들의 투혼은 다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이 땅에 ‘흥분의 아침’을 선물했다.

    ▲나이지리아전 무승부… 그리스 무너지며 16강

    힘든 승부였다. 나이지리아는 예상보다 강하게 태극전사들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첫 골 또한 나이지리아가 먼저 터뜨렸다. 전반 12분 우리측 수비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치디 오디아의 빠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칼루 우체의 오른발에 걸리면서 우리 골망이 먼저 출렁였다. 동점골이 터진 건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기성용의 크로스와 이정수의 헤딩으로 이어지는 '득점 공식'에 따른 것이었다.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향한 선수들의 집념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경기 후반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동료들 속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향한 선수들의 집념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경기 후반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동료들 속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역전 드라마’는 박주영이 썼다. 박주영은 후반 4분 아크서클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후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강하게 공을 감아 차 그림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교체 투입된 김남일이 후반 24분 우리측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다투다 상대 선수 뒷다리를 걷어차 페널티킥을 줬고, 나이지리아가 이를 성공시키면서 또다시 동점을 이뤘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양팀은 결국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고, 같은 시각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면서 1승1무1패의 우리나라는 1승2패의 그리스를 꺾고 영예의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밤을 잊은 ‘붉은 악마’도 함께 뛰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12번째 태극전사’들은 선수들만큼이나 열심히‘뛰었다’. 이른 새벽 시간이었지만, 전국 62곳에서 열린 거리응원전엔 경찰 추산 50만1800명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붉은 악마들은 전날 밤부터 전국의 주요 거리응원 장소에 일찌감치 모여들어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염원하면서 밤새도록 ‘대∼한민국’을 외쳤다.

    ▲“수비 보강해야 8강 간다”

    우리가 B조 2위로 확정되면서 16강 상대는 A조 1위 우루과이로 정해졌다. 26일 밤 11시 맞붙는 우루과이는 A조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은 남미의 강호. 우리나라는 지금껏 4차례 맞붙어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축구 전문가들은 “기복이 심하고 공격방식이 단조로워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 이를 위해선 ‘수비 보완’이 급선무다.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에서 무려 6골을 내주며 수비 불안을 보였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디에고 포를란 등 우루과이의 날카로운 측면 및 중앙 공격수들을 막기 위해선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