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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수험생들은 점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본인의 공부법이나 부족한 부분에 관해 치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여기죠. 최선을 다했을 경우에는 '해도 안되는구나'라며 포기하고 말아요. 저는 이것을 '최선을 다했다'의 오류라고 불러요. 최적화된 방법으로 특별한 학습 전략을 세워 철저히 따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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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에듀학원 박재원<사진> 강남본원 원장은 수험생들이 저지르는 오류를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는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몇 년에 걸쳐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부법 시스템과 교재를 연구했다. 지난달 재수생이 주축인 비상에듀학원 강남본원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직접 적용하며 틀을 만들고 있다. 박 원장은 "수년간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공통적인 문제점을 발견했다. 다른 재수 학원과는 차별화된 수업 방식을 적용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3가지 교육방식을 들어봤다.
◆자습도 수업의 일부분임을 인식해야
그는 우선 50분 수업, 10분 휴식이라는 한 시간제 수업 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50분간 교사가 학생들과 상관없이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고 학생들은 받아적기 바쁜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 학습 성과가 낮은 것의 원인을 여기서 찾는다. 즉, 수업 낭비가 심하다는 말이다. 배운 것을 바로 학습해야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는 박 원장은 "학생들이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 역시 수업의 일부분이어야 한다. 강의와 자습이 분리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대책으로 그는 '드릴형 수업'이라 일컫는 수업 방식을 만들었다. 기존 50분 수업을 70분으로 연장해 40분은 강사의 강의로, 30분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실전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강의받은 내용을 30분 동안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의미다. 박 원장은 "수업 때 배운 내용을 그 즉시 대입해봄으로써 학생들의 기억력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이끌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습도 강조한다. 수업 준비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직접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캠프를 열고 자체 실험한 결과 이를 입증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수업 전 미리 내용을 살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문제풀이 실력이 큰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은 학생이 미리 간단한 예습을 통해 배울 내용을 짐작한 것과 실제 선생님의 강의 내용이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차이점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학습 목표를 읽고 부족한 부분, 단원의 핵심을 기억해뒀다가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수업에 임해야 합니다."
그는 '드릴형 수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지난해 적합한 교재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교재는 예습-강의-실전연습이 이뤄지도록 3단계로 꾸며졌다. 비상에듀학원 뿐만 아니라 비상교육이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기숙형 특성화 고등학교인 지리산고등학교에서도 '드릴형 수업 시스템'을 채택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심리치료로 시험 불안증을 없애라
그는 심리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습의욕은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나온다는 것. 수험생은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오기와 심리적인 안정감, 공부에 대한 의욕이 갖춰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원장은 "수험생, 특히 재수생들의 상당수가 '마음이 무너져' 실패한다. 자기애를 바탕으로 자존감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1년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무사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그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마음을 편히 가져라. '등의 조언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심리상태를 바꾸기 위해서 체계적으로 심리 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매달 '자존감 향상', '마음건강' 등 심리상담치료 특강을 열어준다. 또한 학원 곳곳에 학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붙여놓는다. 매달 한 차례씩 영화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들과 상담도 자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박 원장은 재수생들에게 '재수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재수가 더는 부정적인 시기가 아니라 긍정적인 시기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는 "한 번의 실패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으로 '인생을 좀 더 충실히 살 수 있을 것이다', '공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라는 격려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제와 오늘의 일상이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박 원장은 "어제와 오늘 공부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수험생 생활도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전 대비 협동학습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여라
박 원장은 협동학습의 효과를 높이 평가한다. 그는 "평가에 길들여져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지녔던 학생들이 협동학습을 경험하면서 성적향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 서로 도와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사자 모두 학습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에듀학원에 협동학습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수강생을 대상으로 스터디 그룹을 조성해 조원 간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다. 또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실전 대비 시뮬레이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능 시험날 시험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미리 체험해 실수를 줄이기 위함이다.
그는 "특히 재수생들은 '한번 공부했던 거니까'라는 착각에 빠져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학생들과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의서 배운 뒤 30분 동안 내 것으로 흡수해야"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박재원 비상에듀학원 강남본원장… '50분 수업·10분 휴식' 효율성 낮아
'40분 강사 강의·30분 실전연습'은 배운 다음 바로 공부해 성과 '쑥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