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만년 전 초기 인류종 발견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3 09:40

얼굴은 원숭이·몸매는 인간… '루시'보다 40만년이나 앞서

  • 지금까지 발견된 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루시’보다 40만년 앞서는 인류의 뼈가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됐다고 미국 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이 21일 밝혔다.

    이 박물관 형질인류학 소장인 요한스 하일리-셀라시 박사가 이끈 국제 연구진은 에티오피아 아파르 지역에서 약 360만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초기 인류종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뼈 일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아파르 지구 등에서 발견돼 ‘아파르 원인’으로도 불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두뇌의 용량이나 얼굴 생김새 등은 원숭이와 비슷하지만, 몸매는 인간에 가깝다. 또 두 발로 서서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루시’ 화석은 1974년에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화석이 ‘루시’와 같은 ‘아파르 원인’으로 연대가 40만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발견된 팔과 다리뼈, 목뼈, 갈비뼈, 엉덩뼈 등은 두 발로 서서 걸을 수 있었음을 보여주며 신장은 루시(1.1m)보다 큰 1.5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화석에 아파르족 언어로 ‘큰 사람’을 의미하는 ‘카다누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하일리-셀라시 박사는 “이 인류는 완벽하게 두 다리를 사용했으며 오늘날 인류와 비슷한 걷기 능력을 갖췄었다”며 “이번 발견으로 루시와 그 친척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 발로 자유롭게 걸을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인류의 다리가 길어지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