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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평가를 받은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그렇지 못한 포트폴리오도 있기 마련이다. 입학사정관들이 말하는 포트폴리오의 허와 실을 들어봤다.
건국대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자기 추천자 전형을 제외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활동 보고서' 양식을 활용한다. 이미경 건국대 입학사정관은 "포트폴리오(또는 활동 보고서)를 제출할 때 다양한 활동과 관련해 '질'보다는 '양'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일관성 있고 꾸준한 봉사활동보다 일회성 단순 봉사,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학급 미화 봉사 등 형식적인 내용과 분량만 과시한다. 이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의 성적과 소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공 선택, 진로 계획의 모호함, 과장된 경력, 지원 전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결여 등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케이스로 꼽았다.
한국외대도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 객관적인 자료로 학생의 능력을 증명할 수 없을 경우에만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한정돼 있다. 정향재 입학사정관은 "리더십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드러내는 실수는 바로 임원활동의 나열이다. 입학사정관이 학생부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단순 나열식의 서술은 시선을 끌기 어렵다. 임원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했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박은아 숙명여대 입학사정관은 "지원 학생들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잘 꾸미는 데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성격의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포트폴리오는 학생부, 자기소개서에 언급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합니다. 만약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리고 싶다면, 자기소개서에 언급한 내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말하려는 요점 없이 실적만 잡다하게 모아놓은 포트폴리오는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죠."
이미경 입학사정관은 "사교육에 도움을 받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현상은 정보 부족에서 오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요즘은 각 대학의 입학정보센터에서 학생을 직접 상담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활용한다면,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향재 입학사정관은 "그동안 입학사정관 전형의 관건은 스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입학사정관제는 '얼마나 화려한 스펙을 가졌느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계발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지원하기에 적합한 전형이 무엇인지를 꾸준히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입학사정관 "질보다 양인 포트폴리오는 시간 낭비일 뿐"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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