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아르헨 오늘 밤 '유쾌한 도전'이 시작된다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6.17 09:46

오후 8시 30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지성 vs. 메시 '정면대결'…승리 땐 16강 예약

  • 오늘 밤 태극전사들이 펼치는 또 한 번의 유쾌한 도전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로만 따져도 우리(47위)보다 무려 40계단이 앞서는 강팀. 하지만 그리스전 승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골리앗을 때려눕힌 다윗처럼 ‘결정적 돌팔매’로 그라운드의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 박지성 / 리오넬 메시
    ▲ 박지성 / 리오넬 메시
    ▲ 승리하면 16강 확정 가능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에 승리한다면 2승(승점6)으로 사실상 16강 티켓을 예약한다. 특히 우리가 이기고 같은 날 벌어질 B조 경기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잡아주거나 비기기만 해도 우리의 16강행은 확정된다.

    ▲‘원톱’ 박주영의 발에 골 달렸다
    아르헨티나전의 해결사는 박주영이 맡는다. 박주영은 허정무 감독이 구상 중인 ‘4-2-3-1 진형’(수비 4명, 수비형 미드필더 2명, 공격형 미드필더 3명, 공격 1명)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격한다. 박주영은 “내가 쉽게 해결하면 팀도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많은 기회를 만드는 것도 내 임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지성-메시, 중원 대격돌
    허정무호가 새 진형을 들고 나온 건 아르헨티나 공격의 핵 리오넬 메시를 막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핵심엔 박지성이 선다.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던 박지성을 상대편 메시와 똑같은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에 세움으로써 두 선수 간 ‘정면대결’을 펼치게 하겠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소속팀에서 뛰던 지난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같은 포지션에 출전, 메시와 맞붙어 ‘판정승’을 거둔 적이 있다.       

    ▲허정무-마라도나 감독, 24년 만의 맞대결도 볼거리
    이번 경기는 감독 간 지략대결도 볼거리다. 허정무 감독과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선수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허 감독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마라도나 감독을 막기 위해 거친 태클을 시도, ‘태권축구’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당시를 떠올린 마라도나 감독이 “한국 선수들은 축구라기보다는 태권도를 했다”고 비아냥거리자, 허 감독은 “마라도나는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은 것 같다”고 응수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