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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16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조별리그 2차전(17일 오후 8시 30분)을 치를 요하네스버그로 이동, 본격적인 아르헨티나전 대비 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앞선 14일 훈련 없이 하루를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대표팀은 오후 들어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아르헨티나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국가대표급 입담’을 과시한 태극전사들의 말?말?말?
△“(박주영의) 유럽 무대 경험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내 말을 잘 안 듣는 게 문제다.”(박지성=박주영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던진 농담)
△“그들이 비싼 몸값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박주영=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은 아르헨티나와의 대결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엄마 뱃속에서 나왔으니 나는 당연히 로봇이 아니다.”(차두리=그리스전 맹활약을 두고 팬들이 ‘차두리 로봇설’을 만들어냈다고 하자 웃으며)
△“산에 오르다 보면 정상을 앞에 두고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거기서 쉬거나 밑으로 내려가고 싶겠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정상이다.”(허정무=조별리그 남은 2경기에 대한 필승 각오를 다지며) -
○… 어디로 튈지 가늠이 힘든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그 불똥이 독일팀으로 튀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호주에 4대0 대승을 거둔 독일의 ‘골폭풍’이 자국 프로리그에서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을 일찍 마친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 것. 자블라니 제작업체가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아디다스라는 점은 곱지 않은 시선을 더한다. 이에 대해선 영국 언론이 가장 예민하다.
잉글랜드는 16강에서 만날지 모르는 독일을 최대 라이벌로 삼고 있는 데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로 비긴 미국 역시 공인구에 대한 적응을 이미 끝낸 상태였음이 밝혀졌기 때문.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디다스는 “남아공 월드컵이 대부분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에서 열리기 때문에 고도 문제일 뿐 자블라니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 유명 외국인 감독 영입이 월드컵 성적을 보장할 수 있을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과 자국인 감독이 지휘하는 팀의 경기는 모두 232차례 있었는데, 성적은 110승46무76패로 자국인 감독 쪽이 좋았다. 또 외국인 감독을 앞세운 팀이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이 80회가 되지만, 4강에 오른 것이 7번, 결승까지 진출한 것은 3회뿐이다. 그나마도 세 번 모두 자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에 졌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15일 오전 현재 ‘자국인 대 외국인’ 감독 팀이 맞붙은 8경기에서 4승3무1패로 역시 자국인 감독 쪽 성적이 좋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모저모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경기에 임하는 허정무 감독의 필승각오 "그 고비만 넘기면 바로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