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과 교정 산책] 서울신정초등학교 이순권 교장선생님
금교돈 편집실장 kdgold@chosun.com
기사입력 2010.06.16 09:45

"운동도 공부도 세계 으뜸으로 키우고 있어요"

  •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식판만 3000개가 나오는 학교. 교실 82개 등 크고 작은 공간들이 132개, 화장실 58곳에 남녀 양변기 388개, 소변기 145개인 학교. 각종 대회 때마다 수영과 축구에서 우승을 휩쓰는 학교. 학력평가 우수학교로 표창받은 학교. 서울신정초등학교는 국내에서 가장 큰 학교이자 최고의 학교다. 이 매머드 학교를 이끌려면 보통 이상의 능력이 필요할 듯하다. 초여름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14일, 서양의 고성(古城)처럼 멋스러운 건물 안에서 이순권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 아름공원엔 맑은 물이 흐르고 해맑은 동심이 흐른다. 동심에 갇힌 이 교장선생님의 얼굴엔 동그란 웃음이 흐른다.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아름공원엔 맑은 물이 흐르고 해맑은 동심이 흐른다. 동심에 갇힌 이 교장선생님의 얼굴엔 동그란 웃음이 흐른다.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82학급에 학생 수만 27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학교입니다. 운영이 힘드시지요?

    “힘들지요. 그래서 교감 선생님과 부장 선생님들에게 권한을 많이 넘겨 줬습니다. 업무를 최대한 분산시켰더니 일이 세밀화되고 질이 높아지는 장점도 나타났습니다. 학생 관리나 생활지도를 주먹구구가 아니라 매뉴얼을 통해 시스템화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어요. ”

    -초등 축구 최고의 명문인데‥.

    “94년 창단 이후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밥 먹듯이 했어요. 지난번 266개 팀이 출전한 초등학교 왕중왕전에서도 우승했습니다. 올해 전국소년체전 서울 대표로 출전이 확정됐고요.”

    남아공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출전 중인 이승렬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수영도 대단하다면서요.

    “작년 체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어요. 축구 못지않습니다.”

    -어떻게 여러 가지를 다 잘할 수 있습니까?

    “우리 학교는 축구·수영 등 특별한 종목에만 치우치지 않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 으뜸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지요. 축구와 수영은 그 결과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다른 분야도 서로 겨룰 수 있는 대회가 있다면 우리 학교 어린이들이 모두 1등을 차지할 겁니다.”

    -‘POWER 신정교육’이 눈에 띕니다.

    “Pride(긍지를 키워주는 교육), Open-minded(열린 사고를 길러주는 교육), Wise(슬기로운 지혜를 키워주는 교육), EnergeRespect(예절 바른 태도를 길러주는 교육)을 통해 매일 매일 새로운 어린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어린이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작년 개교 60주년을 맞으셨지요?

    “우리 학교는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자랑스러운 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선배 분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계시지요. 작년에 동문들의 도움으로 교훈석도 세웠어요.”

    -각 층의 복도마다 쉼터가 있더군요.

    “텅 비어 있던 공간에 의자와 책을 비치해 아이들이 언제든 책을 읽으면서 쉴 수 있도록 했어요.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공원을 만들어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아침·점심 시간에는 실개천처럼 물이 졸졸 흐릅니다.”

    -인생의 모토는?

    “성실입니다. 성실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두각을 나타냅니다. 성실한 선생님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고 아이들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요.”

    -아이들에게 한 말씀‥.

    “항상 바르고 날마다 새로워지는 사람이 돼라. 이것이 개인, 가정, 사회, 국가 발전의 바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