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싫어하는 학생 독해능력 부족 때문?
기사입력 2009.07.23 06:45

독해력이 국·영·수 성적을 좌우한다 ① 내 읽기습관 바로 알기

  •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에게 자전거 타기는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는 고역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일정 수준의 독해능력이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책 읽기는 즐거운 활동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이라면, 그 이유가 독해능력 부족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글자를 안다고 해서 '독해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글자를 읽을 수 있지만, 독해 즉 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다. 특히 '영상 세대'로 불리며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 아이들 중에는 독해력에 심각한 결함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학습 부진아의 78%가 '읽기 부진' 때문일 정도다. 이런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같은 글을 2~3번 읽어야 겨우 이해하는 증상을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하루 10~30분씩 책을 읽으며 부족한 독서량을 채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독서량만큼 '올바른 읽기 방법'도 중요하다.

    ◆제대로 읽기 위해 좋은 습관 먼저 갖추자

    공부의 핵심은 '읽기'에 있다.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 어떤 과목이든지 교과서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공부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일까? 아래의 체크리스트 검사를 통해 나의 읽기 습관을 체크해 보자.

    ▶ ①~③에 해당 학생 '읽기 전' 단계 교정 필요

    이 단계는 본격적인 글 읽기에 들어가기 전, 개괄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준비단계다. 여기서 얼마나 정보를 획득하느냐에 따라 읽기의 성패가 결정된다. 글 제목이나 목차를 확인하지 않는 독자는 글 자체에 관심이 없다고 보면 된다. 서점에 가서 책을 사려는데 책 제목을 확인하지 않고 사는 것과 같다. 글의 내용보다 양을 먼저 따지는 것은 글 읽기에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의 버릇이다. 분량을 확인하되 그만큼 읽는 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예상해 보는 것이 좋다. 읽기 전, 알맞은 독서 환경(정리된 책상, 300Lux 정도의 조명 등)을 갖춘다.

    ▶ ④~⑦에 해당하면 '읽기 중' 단계의 교정 필요

    본격적으로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로, 중심내용을 파악하고 요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개 학생들은 습관적으로 글 전체에 밑줄을 그으며 읽는다. 그러나 핵심내용에만 밑줄을 긋는 습관이 중요하다. 반복 읽기는 일반적인 독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풀이를 위한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언어영역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글을 한 번에 정확히 읽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전 찾기'도 주의해야 할 습관이다. 사전을 너무 자주 뒤적이면 어느새 글 전체의 흐름에서 벗어나 단어 찾기에만 열중하게 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따로 적어 뒀다가 다 읽은 뒤 사전에서 찾아본다. 글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다리를 떨면 집중력이 약해지므로 주의하자.

    ▶ ⑧~⑩에 해당하면 '읽기 후' 단계 교정 필요

    방금 읽었던 글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글을 주의 깊게 읽지 않아서다. 또한 글을 읽고 나서 즉시 감상문이나 느낌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읽은 뒤에는 중심내용과 주제를 요약해 보고 감상문 등을 느낌을 정리한다. 주위 사람들과 주제나 내용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홍주리 맛있는리딩 언어연구소 연구원

    내 읽기 습관은 어떠한가?

    ①글 제목이나 목차를 읽지 않는다.

    ②글의 양부터 따져본다. 읽기 전에 페이지부터 세고 있다.

    ③책상이 어질러져 있거나 엎드린 자세로 글을 읽는다.

    ④글 전체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는다.

    ⑤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사전을 찾아본다.

    ⑥글 내용과 관계없는‘딴 생각’을 자주 한다.

    ⑦글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다.

    ⑧방금 읽은 글의 내용을 잘 잊어버린다.

    ⑨글을 읽은 후 느낌을 정리하지 않는다.

    ⑩또래 친구와 같은 분량의 글을 읽었을 때, 나만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체크 수에 따른 읽기습관: 1~2개 체크했을 경우 사소한 사항 몇 개만 고치면 독해 습관이 100점이다. 또 3~5개만 체크했을 경우 심각한 수준도, 안심할 수준도 아니다. 많이 해당되는 단계를 중점적으로 고쳐야 한다. 만약 6개 이상을 체크했다면 독해 습관 교정을 서둘러야 한다. 독해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점점 글 읽기가 싫어지고 공부에 흥미를 완전히 잃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