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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학습을 신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웹프로그래머 박종선(38)씨는 9살 난 아들 관령(서울 면목초 2)군이 8살 때 한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재미있는 한자 학습법을 고민했다.
"아이가 어렸을 때 학습 만화를 접하고 한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책의 줄거리가 교육적이지 못했고 기존 한자책은 아이들이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구성으로 한자를 어렵게 여길 수 있다고 판단했죠. 그러다 인터넷 게임으로 한자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에게 권했습니다. 한자도 익히고 한자에 대한 흥미도 잃지 않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었죠." -
게임만으로 아이의 학습 욕구를 완벽히 채울 수 없다고 여긴 박씨는 아빠표 한자 카드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A4 용지를 네 등분하고 앞면에는 한자, 뒷면에는 음과 뜻을 한글로 써서 만들었다. 특정 주제를 정해 그것과 관련 있는 한자를 모아 한 세트로 구성했다. 가령 주제가 '방향'이라면 동(東), 서(西), 남(南), 북(北) 등 관련 한자를 묶고, 계절을 주제로 카드를 만든다면 춘(春), 하(夏), 추(秋), 동(冬) 등을 하나로 엮었다. 직접 만든 카드를 관령군에게 주고 일주일 동안 익히도록 했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에는 '아빠와 함께하는 한자 퀴즈대회'를 열었다. 박씨는 "아이가 퀴즈를 맞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퀴즈를 맞혔을 때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카드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카드 내용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한자를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아이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교과 학습에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특히 국어 과목에 두각을 나타냈어요. 아들과의 사이가 가까워진 것은 두말할 것도 없죠."
박씨는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한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자를 '학습한다'는 생각보다 한자를 매개로 '논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빠와 한자 퀴즈… 어휘력도 사랑도 '무럭무럭'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kmg8585@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