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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대입은 수험생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하향안정 지원경향이 두드러졌다. 로스쿨 설립으로 대학의 법대가 사라지면서 인문계 최고의 학부는 경영대가 차지했다. 의예·한의예과의 선호도는 여전히 높았고, 교육대학의 경쟁률은 더 올라갔다. 반면 자유전공학부의 인기는 떨어졌다.
◆하향 안정지원 두드러져
이번 대입에서 수능 응시인원은 67만78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5% 가량 더 늘어났다. 반면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수능시험에서 언어와 수리 영역이 쉽게 출제돼 전체적인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수험생들의 하향 안정지원 경향을 보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의 경우 전체적인 하향지원 경향이 두드러졌다. 정시모집 1단계 합격선이 상위권 모집 학과에서 대폭 내려갔다. 이 때문에 상위권과 중하위권 모집 단위간에 합격선 차이가 대폭 줄었다"라고 분석했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조미정 교육연구소장은 "2011학년도에 수험생이 더 증가하기 때문에 올해 반드시 대학을 가야한다고 불안해 한 수험생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하향지원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향안정지원 경향 속에 상위권 대학보다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졌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 1단계 2배수 합격선에서 상위학과인 사회과학계열이 603점대까지, 경영대 609점대 등으로 극히 낮은 점수대까지도 1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소비자아동학부는 613점대, 농경제사회학부 612점대 초반 등 이변이 속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문계 최고학과로 자리잡은 경영대
로스쿨 도입에 따라 경영대가 인문계 간판학과로 자리잡았다.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경영대학이 인문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학과로 나타났다. 오종운 소장은 "2010 정시 우선선발 합격선을 보면 연세대와 고려대 모두 경영대 합격생들의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유전공학부의 경쟁률은 떨어졌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인문 기준)는 2009학년도 5.93대 1에서 2010학년도 4.89대 1로 하락했다. 연세대 자유전공도 7.47대 1에서 4.88대 1로 떨어졌다. 반면 고려대와 경희대(가군)는 전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상승했다.
이영덕 소장은 "자유전공학부가 모집단위의 성격도 애매하고, 교과과정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을 적게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자유전공학부는 인문계 모집 단위 중에서 최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성화학과 선호
각 대학들이 전략적으로 개설한 특성화학과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성균관대 글로벌경영(4.7대 1), 글로벌경제(7.1대 1), 아주대 금융공학과(5.24대 1), 중앙대 공공인재학과(6.28대 1) 등에는 지원자들이 많이 몰렸다.
비상에듀 이치우 평가실장은 "특성화학과는 대부분 대학의 상위권에 속한 모집단위로 자리매김을 했다. 그러나 향후 소속대학의 육성 프로젝트에 따라 선호도가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중앙대처럼 대학재단이 기업으로 바뀐 대학의 경우도 관심을 많이 받았다. 중앙대의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 5.51대 1보다 크게 높아진 9.3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학과제 모집 대학 인기
건국대, 단국대, 세종대, 연세대, 한양대, 부산대 등이 일부 학부제 모집단위를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했다. 연세대의 경우 학과제로 전환하면서 경쟁률이 올라갔다. 연세대의 경우 경영학과를 비롯해 노어노문학과 7.06대 1, 신학과 7.88대 1 등 학과의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높아졌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학과보다 대학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 때문에 중하위권 학과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의학계열 및 교육대학 인기 여전
2010 수시 모집에서 중앙대 의학부의 논술우수자 전형이 208.77대 1로 일반모집 단위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양대 의예과 일반우수자 전형은 149대 1, 고려대 의과대학 일반전형 120.47대 1, 경희대 한의예과(인문) 일반전형 92.4대 1, 연세대 의예과 일반우수자 전형 83.6대 1 등 의학계열의 경쟁률은 매우 높았다.
정시 모집에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됐다. 전국 의예, 치의예, 한의예 등 전국 의학계열의 평균 경쟁률은 8.55대 1로 지난해 7.2대 1보다 올라갔다.
교육대학의 인기도 여전했다. 11개 전체 교육대학의 경쟁률은 2008학년도 2.18대 1, 2009학년도 3.02대 1, 2010학년도 3.23대 1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경제 침체 여파로 의사나 교사 등 안정된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2010 대입 트렌드_경영대, 최고 학과 등극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특성화학과 약진… 교대 인기 변함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