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은 단계를 밟아가는 과목이다. 중학교 때 수학을 어려워한 아이는 고등학교에 가서 십중팔구 수학을 포기해 버리곤 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아지기는커녕 수학을 싫어하는 증상은 더욱 깊어진다.
바로 지금, 한 학년이라도 어릴 때 부족한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BS에서 중학수학 강좌를 진행하는 정의여중 이현구 교사와 수유중 천태선 교사는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 자신감을 키워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
■천천히 정확하게 푸는 훈련을
먼저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게 공부해야 한다.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중에 나온 문제집부터 찾는 공부로는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 먼저 선생님과 상담해 자신의 수준부터 파악하고, 부족한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과감히 초등 과정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수준에 맞는 공부는 '자신감'과 직결된다. 어려운 문제를 주고 "왜 못 푸느냐"고 윽박질러서는 곤란하다.
천 교사는 "이미 출발이 늦었는데, 앞서가는 아이를 급하게 따라가려고 하면 아이만 힘들어지고 쉽게 지친다"고 했다.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 성적이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해줘야 한다.
"부모들은 누구나 푸는 쉬운 문제라고 생각해 칭찬에 소홀할 때가 많아요. 아이들을 가르쳐 보면, 늘 10점, 20점을 맞던 아이들이 50점만 받아도 기쁜 얼굴로 달려와서 자랑하거든요. 부모 생각에 별것 아닌 점수라도 아이의 노력을 인정하고 아낌없이 칭찬해줘야 해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부모가 관심을 보이고 칭찬할 때 비로소 생겨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과 부모 모두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하루에 많은 양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공부시간이 1시간이라면, 그동안 '일차방정식' 한가지만 공부해도 좋다. 일차방정식의 개념을 다지고, 쉬운 예제를 여러 개 풀며 이해 정도를 파악한다. 일차방정식에 관련된 퀴즈, 용어를 이용한 말판 게임 등을 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면 더욱 좋다.
이 교사는 "하위권 학생들은 문제풀이 중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푼 문제만큼은 다 맞힐 수 있도록, 몇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정확하게 푸는 연습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수업 끝난 직후 5분을 활용하라
가장 좋은 교재는 단연 '교과서'다. 하위권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풀이'가 아니라 '개념이해'다. 이차방정식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공식을 대입해 답을 구하는 등 문제풀이 기술만 익혀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먼저 개념과 교과서 문제를 완벽히 익히고 문제집을 풀어도 늦지 않다. 천 교사는 "교과서만 봐도 중학교 내신 성적을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고, 개념이 탄탄해지면 응용력 또한 저절로 길러진다"고 조언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로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 1학년은 '수학 익힘책'을 함께 받아, 굳이 문제집을 따로 보지 않아도 된다.
문제집을 살 때는 직접 고르기보다 선생님의 추천을 받는 것이 좋다. 하위권 학생들은 대개 어떤 문제집이 자신에게 맞는지 잘 파악하지 못한다. 또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풀 수 있도록 얇은 것을 골라야 한다. 두꺼운 것을 사면, 일년 내내 집합만 공부하다 끝나기 십상이다. 문제집은 한번 보고 버리는 게 아니라 몇 번씩 반복해 봐야 한다. 이 교사는 "문제집에는 가급적 답이나 풀이과정을 쓰지 말고, 연습장에 쓰라"고 권한다. 문제집에는 틀렸거나 어려운 문제만 표시해 두고, 확실히 알 때까지 다시 풀어본다.
수업이 끝난 직후 '5분'이 매우 중요하다. 5분 동안 그 시간에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집에서 1시간 복습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으면 바로 선생님에게 질문한다. 천 교사는 "수학은 모르는 것이 한두 개 쌓이기 시작하면 금세 걷잡을 수 없이 어려워진다. 그때마다 확실히 짚고 넘어가라"고 조언했다.
■이현구·천태선 교사가 주는 수학공부 Tips
1.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눈으로 풀지 마라. 보기엔 쉽게 풀릴 것 같아도 막상 실제로 풀어보면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손'으로 풀어보라.
2. 수학은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과목이 아니다. 틈날 때마다 수학을 생각하고 탐구하라.
3.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수학은 오늘 공부하고, 내일 공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4. 반복해 공부하라. 오늘 공부한 내용은 반드시 내일 복습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수학 울렁증 있는 그대 쉽고 얇은 책이 특효약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이현구·천태선 교사가 전하는 하위권 중학생 수학 공포증 극복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