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영어식 명칭 '테크노동' 추진 "우리 땅에 웬 영어이름?"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4.21 10:02

한글학회 등 단체 반발

  • 대전 유성구청과 구의회가 전국 최초로 ‘테크노동’이라는 외국어 동 이름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글학회·한글문화연대·한말글문화협회·우리마당 등 4개 한글 단체가 20일 진동규 유성구청장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진 구청장의 외부 행사 참석으로 인해 면담은 정경자 부구청장, 설장수 유성구의회의장과 진행됐다.

    유성구의회는 지난 13일 인구 증가로 인해 구즉동을 나눠 새로 만들어진 동 이름을 ‘관평 테크노’로 하는 조례를 입법 예고했고, 유성구의회는 운영 자치위원회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 4개 한글 단체는 “선비의 고장 유성구에 영어 행정동 이름을 사용하게 하려는 조례 제정은 우리 문화의 바탕인 우리 말글을 내팽개치는 몰지각한 행동이다”라고 밝히고 ‘테크노동’ 이름이 21일 열릴 유성구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우리 땅 이름에 드림동, 머니동, 웰컴동, 바이오동과 같은 이름이 붙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설장수 의장은 면담에서 “구의회 의원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한글단체와는 별도로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에서도 유성구에 영어 행정동 이름 사용은 국어발전 정책에 어긋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의 외국어 동 이름 사용 여부는 21일 열리는 유성구의회 본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