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최상위권은 남학생이 많았다
오현석 기자 socia@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9 03:01

언어·수리·외국어 1등급 6613명 분석 조사 결과
男 57.8% 대 女 42.2%… 57%가 서울·경기 출신

  • 지난해 수능 시험에서 언어영역(국어), 수리영역(수학), 외국어영역(영어)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남학생(3825명·57.8%)이 여학생(2788명·42.2%)보다 많았다.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돼 학교별 평균 점수에서는 문·이과 모두 여고(女高)가 강세를 보였으나 최상위권 학생들은 남학생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본지 4월 17일자 A10면 참조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2010학년도 대입 수능 시험에서 3개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6613명을 분석한 결과 확인한 것이다. 3개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것은 서울대·고대 상위권 학과와 전국 대학 의예과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으로 이른바 '최상위권' 수험생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안산동산고가 일반고 1위

    특목고·자사고를 제외한 일반 고등학교 중 최상위권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안산동산고(59명)였다. 이 학교는 경기도의 우수 학생들이 몰리는 비평준화 학교로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발달 상황을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한 게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 동산고 다음으로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광명 진성고(50명)와 공주 한일고(49명)가 강세를 보였다. 두 학교 역시 비평준화 고교여서 1~3위를 모두 비평준화 고교들이 차지했다.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숙사 '한빛학사'를 운영하는 청주 세광고도 38명의 '언·외·수 1등급'을 배출했다.

    서울에서는 강남지역의 휘문고(47명), 경기여고(37명), 숙명여고(33명) 등이 최상위권을 많이 배출했으며, 비(非)강남지역에서는 양정고(양천구·28명), 광남고(광진구·27명), 강서고(양천구·26명), 서라벌고(노원구·23명)에서 '언·외·수 1등급' 학생이 많았다.

    영남에서는 '대구의 8학군'으로 불리는 수성구 소재 경신고(37명)와 대륜고(28명), 덕원고(22명)에서 최상위권이 많이 나왔다. 강원도에서는 원주고가 가장 많은 27명의 '언·외·수 1등급'을 배출했다.

    외국어고 강세는 여전했다. 학교별(재수생 포함)로는 대원외고가 가장 많은 최상위권(212명) 학생을 배출했다. 그 뒤로는 명덕외고(200명), 대일외고(165명), 한영외고(129명), 용인외고(123명), 경기외고(99명) 순이었다. 전체 고교에서 상위권 30개 학교를 집계한 결과 외국어고만 18개교였다. 자립형사립고 중에는 전주 상산고(93명)와 포항제철고(38명)가 좋은 성과를 보였다.

    최상위권 57%가 수도권 출신

    지역별 편중현상도 두드러졌다. 3과목 1등급 6613명 중 서울·경기 소재 고교 출신 학생은 각각 2278명(34.4%), 1456명(22.5%)으로 열명 중 여섯명이 수도권 출신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부산(422명), 대구(389명), 광주(233명), 대전(222명) 순이었다.

    재수생 강세도 여전했다. 재수생은 전체 응시자 중 19.1%를 차지하지만 최상위권 학생 중에선 재수생 비율은 35.2%(2326명)에 달했다. 재작년에는 최상위권 4452명 중 1494명(33.6%)만이 재수생이어서 최상위권 중 재수생 비율은 일년 동안 1.6%P 증가한 셈이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절대적인 수험생 숫자도 늘었지만 지난해 수능이 워낙 쉬워서 재수에 돌입하는 학생이 늘어났다"며 "올 입시에서도 최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재수생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