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이런 학생 뽑았다] "전공 향한 강한 열정이합격의 길 열어줬죠'"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기사입력 2010.04.15 02:56

부산대편

  • 부산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로 513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전형별로는 효원인재전형 91명,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62명, 농어촌학생 전형 170명, 전문계고교출신자 전형 67명, 저소득층학생 전형 123명 등이었다.


    # 영어영문학과_ 한주희

    한주희(한국테크노과학고 졸)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굳은 의지로 학업에 최선을 다한 점을 인정받아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했다.

    한양이 중1때 지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건강이 좋지 못했다. 형편이 어려워 EBS와 강남구청인터넷강의가 유일한 학습의 길잡이였다.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각종 학습자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 외웠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무조건 외웠다.

    한양은 "자료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외우다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관련내용이 쏙쏙 들어왔다.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다른 학생들이 풀지 못하는 내용도 혼자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부산대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김동준, 한주희, 안재영(좌로부터).
    ▲ 부산대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김동준, 한주희, 안재영(좌로부터).

    이런 노력 때문에 국어, 영어, 수학, 사회를 비롯한 전과목 평균성적이 1등급일 정도로 우수한 내신성적을 받았다.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1학년때부터 3학년때까지 계속 학급반장을 도맡았다.

    뛰어난 글쓰기 실력으로 과학상상 글짓기대회, 바다의날 글짓기대회 등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2차례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양은 "도서관에서 틈나는대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빌려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양의 목표는 NGO단체에 들어가서 제3세계의 힘든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나는대로 영어를 공부했다. 항상 단어장이나 문제집을 들고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했다. 해리포터 원서를 사서 읽기도 했다.

    "그동안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고, 이런 점을 인정받아 입학사정관제로 부산대에 합격한 것 같아요.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 자신이 노력한다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부산대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안재영, 한주희, 김동준(좌로부터). /이준기 객원기자
    ▲ 부산대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안재영, 한주희, 김동준(좌로부터). /이준기 객원기자

    # 항공우주공학과_ 김동준

    김동준(부산남고 졸)군은 고교에서 물리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관심분야에 대한 다양한 활동과, 지원전공과 관련된 과학교과 성적이 높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효원인재 전형으로 합격했다.

    김군은 꿈은 비행기나 로켓을 설계하는 항공관련 연구원이 되는 것이다. 김군은 "고등학교 때 물리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항공관련 목표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어릴때부터 과학을 좋아했던 김군은 중학교 때 교육청 과학영재교육원을 다녔다. 일반계고로 진학했지만, 과학에 대한 꿈이 있어서 물리동아리인 'Art Physics'에 가입했다.

    "물리동아리 활동은 매주 한번 있는 특별활동시간 외에도 토요일 오후에 친구들과 함께 물리실험을 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했어요. 헬륨네온레이저를 활용한 빛의 회절과 간섭실험, 열화상장비를 이용한 얇은 판물질의 열전도도 측정실험 등을 했었죠. 물리동아리 외에도 주중에는 물리심화학습동아리 활동도 했어요."

    개인 취미인 첼로를 연주하면서 파동의 특성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첼로의 진동수 측정법을 찾는 '현의 장력과 선밀도를 이용한 첼로의 진동수 측정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런 과학의 열정 때문에 여러 교과성적 가운데 과학 과목들의 성적이 월등히 높았다. 과학은 1.5등급, 물리는 1등급을 받았다.

    "편중되게 공부한 건 아니지만 물리에 대한 관심도 크고, 각종 실험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과학관련 과목 성적이 잘 나왔습니다."

    취미인 첼로를 이용해 봉사활동도 벌였다. 고 1,2 때는 부산 영도구 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자선연주회에 수차례 참여했다. 고3 때는 음악봉사 외의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장애인과 독거노인을 위한 죽조리 및 배달 봉사활동도 했다.

    김군은 "고교 시절 동안 물리만큼은 정말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물리에 대한 열정과 다양한 활동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화학교육과_ 안재영

    안재영(포항중앙고 졸)군은 전공에 대한 열정이 높고, 교사가 갖춰야 할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입학사정관제인 효원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안군은 중학교 때부터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했다. 특히 공부를 하던중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 과목이 좋았어요.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 기분좋았죠. 중학교 때도 수학과 과학 공부만 열심히 했었어요. 다른 과목 성적이 나쁠지 몰라도 수학, 과학 성적은 높았습니다."

    수학과 과학 시험공부에만 그치지 않았다. 고1 때인 2007년 5월에 교내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 은상을 받았다. 고2 때인 2008년에는 대한민국 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예선에선 금상, 본선에선 은상을 받았다.

    "문제를 푸는 다른 올림피아드와 달리 창의력올림피아드는 말 그대로 창의적인 것을 보여주는 올림피아드여서 꼭 참가해보고 싶었어요. 1학년 때는 팀 구성이 안되서 참가못했죠. 2학년때 친구 및 후배들과 함께 7명이 '고무신2008'이라는 팀을 만들어 참가했어요. 저는 버려진 교탁 등 폐품을 이용한 골드버그 장치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안군은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느라 밤을 새기도 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걸 했기 때문에 피곤함보다는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었다"고 말했다.

    고3 때는 전교부회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이 내건 공약 2개를 모두 실현시키기도 했다.

    "교내 각 층별 음료용 정수기 수량 확보 및 편리한 위치로 재배치,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도 체육관을 개방하는 것 등 2가지가 공약이었어요. 선생님들께 부탁도 드리고, 때마침 학교에 관련예산도 책정돼 있어 각 공약들을 실현할 수 있었어요."

    안군은 무엇보다 '자신감'을 합격의 비결로 꼽았다.

    "입학사정관의 면접에서 제 꿈이 학교 선생님이었고,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어요. 창의력올림피아드 참가 및 전교부회장 때의 경험들을 예로 들면서 제가 맡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자신감 있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죠. 이런 자신감이 입학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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