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이런 학생 뽑았다] 가톨릭대편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기사입력 2010.03.11 02:54

관심분야 적극적인 활동이 좋은 점수 받아

  • 가톨릭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255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잠재능력우수자 전형 84명, 특기자 전형 68명, 가톨릭교회지도자추천 전형 44명, 만학도 전형 28명, 수도자 전형 21명,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10명 등이었다.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은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 점이 입학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 입학사정관제로 가톨릭대에 합격한 김솔, 최혜진, 김기성.(왼쪽부터)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 입학사정관제로 가톨릭대에 합격한 김솔, 최혜진, 김기성.(왼쪽부터)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사회과학부 최혜진

    최혜진(남양주 덕소고 졸)양은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성당의 가톨릭 학생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한 점을 인정받아 가톨릭지도자추천 전형으로 합격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좋아했던 최양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피아노에 대한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최양은 "피아노를 취미가 아닌 입시로 대하면서 피아노에 질려버렸다.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순수히 취미로만 즐기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키보드연주회'라는 동아리에 들었다. 이 때 음악선생님이 "연주활동도 하면서 남에게 기쁨을 주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다른 친구들과 상의후 중1 겨울방학 때 남양주 시내에 있는 한 요양원에 공연 봉사를 하게 됐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로트를 디지털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이였죠. 그런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말할 수 없을만큼 큰 보람을 느꼈어요. 그후 방학을 이용해 종종 요양원을 찾았습니다."

    고2 때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생겼다. 최양은 "평소 무표정으로 계시던 할머니들이 방문자들과 사진을 찍을 때만 웃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상처를 받으셨는데, 이것도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라고 했다.

    가톨릭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했다. 고교 1학년 때 자신이 다닌 성당의 청소년부 학생회 부회장을, 2학년 때는 회장을 역임했다. 친구들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아 청소년지구회장단 모임인 의정부교구 1,2지구 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최양의 목표는 '음악치료사'가 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치료가 아니라 친구처럼 대하면서 돕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앞으로 심리학을 통해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마음에의 접근을 공부하고 싶어요."

    생명환경공학부 김솔

    잠재능력우수자 전형으로 합격한 김솔(인천 산곡고 졸)양은 입학사정관들로부터 수학 및 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김양은 각종 발명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초등 3학년 때 CD케이스를 여는 것이 불편하다고 여겨 슬라이드 형식으로 CD를 수납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었다. 꼬박 일주일이 걸렸고, 결국 이 작품으로 교내 발명품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김양은 "비록 기존의 CD케이스를 자르고 다시 만든, 지금보면 조잡해 보일지 모르는 발명품이었지만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후로도 중학교 때 교내 발명품 대회에서 우수상을, 고1 때 교내 과학논술상을 받았다. 고2 때는 교내 발명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연이어 인천시 발명대회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고2 때 만든 발명품은 PVC 안경 코받침이었어요. 인체에 무해하고, 코에도 무리가 안 가는 코받침을 만들려고 시도했었죠. 고3 때는 우유로 플라스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우유급식후 남는 우유를 이용했죠. 우유에 식초를 넣고 가열하면 단백질이 변형돼 플라스틱이 되는데, 이걸로 친환경 플라스틱 화분을 만들었어요. 시 발명대회에서 은상까지 받았습니다."

    김양은 "아이디어가 날 때마다 '발명노트'에 써 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평소 생활을 하다가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오르면 '발명노트'에 내용을 정리했어요. 고1 때 처음 만들었는데, 벌써 10가지가 넘는 저만의 아이디어가 수록돼 있죠."

    김양은 "공부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미루지 말라"고 조언했다.

    "혈액형을 발견한 란트슈나이너라는 노벨상 수상자가 있어요. 죽을 때까지 연구에 매진할만큼 열정적인 삶을 살았죠. 저도 이같이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싶어요.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공부핑계로 미뤄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공부를 하지 말란 얘기가 아니라, 모든 일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란 말입니다."

    인문학부 김기성

    김기성(대전 용산고 졸)군은 사회와 역사 분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인정받아 잠재능력우수자 전형으로 합격했다.

    김군은 어릴 때 자신의 족보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한국사에 심취하게 됐다.

    "어릴적 집안 어르신들이 족보를 보여주시면서 '너는 신라의 제56대 왕이자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자손이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경주 김씨 좌랑공파 29대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죠. 조상에 대한 자긍심이 한국사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됐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지리답사반 반장을 맡았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지도읽기에 대해 배우고, 선생님 및 친구들과 함께 학교 주변을 답사하며 인근 지역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3학년 때에는 사회탐구 동아리의 대표가 돼 역사 및 지리, 일반사회에 대한 다양한 탐구 및 토론 활동을 벌였다.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정체성을 통해 세계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특히 '계룡산 철화 분청사기'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군은 "고교 3년 동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면서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학문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지식이 얕아 한국사능력시험에서 4급을 받았다. 그러나 나중에는 2급으로, 다시 1급으로 자신의 실력을 높여나갔다. 역사에 대한 흥미를 사회과목 전체로 넓혀나갔다. 세계지리 과목은 해당 국가의 누구를 말하더라도 그 나라에 대해 자신있게 지리상의 정보를 말할 수 있도록 공부했다. 이런 활동들로 고3 때 지리올림피아드에 나가 대전지역대회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김군은 "앞으로 지리와 역사를 접목시키면서 사회 전반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