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선생님!] "방학계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요"
남미숙 선생님(서울 동의초등 교감·교육학 박사)
기사입력 2010.01.15 09:51
  • Q 방학이 시작될 때는 방학에 할 일이 참 많았어요. 계획을 그럴듯하게 세웠는데, 지금 돌아보니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어요. 매일 학원공부 복습하기, 영어 단어 하루에 10개씩 외우기 등 나 혼자 실천하는 계획은 계속 미루기만 했어요. 이렇게 놀기만 하는 내가 부끄러워요.
  • A ①아직도 절반이 남았어요

    부끄럽다고요? 그럼 선생님은 더 부끄러워요. 선생님은 이렇게 만날 놀고도 부끄러운줄조차 몰랐거든요. 방학 전날 몰아서 일기 쓰기는 당연한 일이었고, ‘다음 방학 때는 계획대로 잘 지킬 거야’라고 매번 반복되는 다짐을 했지요. 그런데 방학이 절반 정도 남아 있는 현재, 이렇게 일찍 반성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절반은 그냥 보냈지만 아직도 지킬 수 있는 절반이 남아 있으니까요.

    ②계획의 양은 적절했나요?

    계획대로 실천이 되지 않는 까닭 중에, 계획 자체가 잘못된 경우가 많이 있어요. 대부분 너무 많은 양의 계획을 세우는 경향이 있어요. 방학 동안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잔뜩 계획을 세우거든요. 그리고 그 많은 계획들을 실천하려고 하면 슬슬 게으름이 발동해요.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하면 되지 뭐.’ 그렇게 항상 ‘오늘’은 쉬면서 방학의 절반이 지나가요. 계획은 내가 할 수 있는 양의 80% 정도만 세울 것. 내가 하루에 영어 단어 10개씩 외울 수 있다면 목표는 8개 외우기로 정해요. 8개를 외웠을 때는 계획대로 실천한 것이고, 10개를 외웠을 때는 초과달성의 뿌듯함이 있어요. 너무 많은 계획을 세웠다면 살짝 줄여서 다시 계획을 세워 보세요.

    ③계획이 구체적인가요?

    ‘하루에 줄넘기 100번’이라고 계획을 세웠어요. 그런데 ‘언제’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바깥 날씨가 추우면 ‘이따가 낮에’로 미루게 되지요. 낮이 되면 학원 가고, 시간도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고, 이것저것 놀기 바빠서 잊어버려요. 밤이 되면 ‘깜깜한데 오늘만 건너뛰자’ 그래서 건너뛰어요.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할 건지 구체적인 것까지 계획에 포함시켜 세워보세요.

    중간 실천 내용 검토, 그리고 남은 방학 수정계획 세우기, 나는 ‘오늘’부터 또 다른 방학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