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의 '멋진 춤' 봤어요"
소년조선
기사입력 2010.01.11 09:49

'윤무부 교수와 한강밤섬 철새탐조' 따라가 봤더니…

  • “저 놈들은 몽골서 온 겨울철새 재갈매기들이에요. 한강까지 약 4300km를 날아왔어요. 근데 어쩌죠. 요즘 한강이 얼어 먹이 구하기가 힘들겠어요.”

    ‘새 박사’ 윤무부 교수(경희대)의 설명에 어린이들이 마른 멸치를 던져주자 유람선 주위를 기웃대던 재갈매기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쩍쩍~ 싹싹~’ 스케이트를 타 듯 한강 얼음을 가르며 힘차게 나아가는 유람선과 이를 따르는 수 십 마리 재갈매기떼들의 멋진 비행. 새들이 끄는 동화 속 요술마차처럼 유람선은 마치 하늘로 떠오르는 듯 했다.



  • ‘한강밤섬 철새 탐조’는 보는 것 만큼이나 듣는 즐거움도 크다.  유람선의 얼음 가르는 소리에 철새 울음소리와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이 더해져 묘한 흥을 자아낸다. 지난 7일 행사 첫 회차 탐조에서 윤무부 교수의 ‘선상 강의’ 중 어린이들이 재갈매기떼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있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한강밤섬 철새 탐조’는 보는 것 만큼이나 듣는 즐거움도 크다. 유람선의 얼음 가르는 소리에 철새 울음소리와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이 더해져 묘한 흥을 자아낸다. 지난 7일 행사 첫 회차 탐조에서 윤무부 교수의 ‘선상 강의’ 중 어린이들이 재갈매기떼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있다./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소년조선일보와 현대아산이 열고 있는 ‘한강밤섬 철새 탐조’가 겨울방학 가족 체험행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일 찾은 이번 행사 첫 회차에는 50여명의 가족 탐조단이 참여, 철새 도래지로서의 한강의 모습을 새롭게 배워가고 있었다.

    “흰꼬리수리·민물가마우지 등 한강 일대에는 매년 50여종의 겨울철새 4000여 마리가 날아와요. 최근 서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 철새들이 남부지방으로 많이 날아갔는데, 날씨가 풀리면 더 많은 철새들을 볼 수 있을 거예요.”

  • 선실 내에선 이론강의도 진행된다. 어린이들에게 철새알에 대해 설명하는 윤무부 교수./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 선실 내에선 이론강의도 진행된다. 어린이들에게 철새알에 대해 설명하는 윤무부 교수./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윤무부 교수의 친절한 설명 속에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은 당산철교 일대를 돌아 밤섬을 따라나오며, 적막해 보이는 겨울 한강에서 활기차게 계절을 나고 있는 ‘겨울 진객(珍客)’들의 북적임을 훑었다.

    재갈매기떼들의 ‘호위’ 속에 움직이던 유람선이 마포대교를 지날 땐 먹이 사냥을 위해 잠수를 즐기던 청둥오리떼들이 멋진 자태를 드러냈다. 밤섬 일대를 지나칠 땐 붉은빛 얼굴을 가진 흰죽지오리들의 날개짓이 관측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각자 준비해온 쌍안경으로 철새들의 자세한 모습을 관찰했고, 도감을 펼쳐 특성을 살피기도 했다.

  • 이소은 양(경기 광명동초 2년)은 “한강에 철새가 있는 줄 몰랐다”며 “너무 재미있어 한강 자연생태를 공부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동건 군(서울 대곡초 2년)의 어머니 김희진 씨(41세)는 “철새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좋았다”며 “자녀에게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데도 좋은 공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참가자 접수: 현대아산 (02)3669-3000·3723·3988


    /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