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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만난 서경덕 교수(성신여대)는 밝고 편안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다. 후회없는 한해를 보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느껴졌다. 뉴욕타임스(NYT)의 비빔밥 광고(How about Bibimbab for lunch today?ㆍ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와 워싱턴포스트(WP)의 동해 광고(“Error in WPㆍ워싱턴포스트의 오류)부터 안중근 손도장 프로젝트, 세계 분쟁지역 평화전파 프로젝트, 한글 세계전파 프로젝트까지, 그는 올 한해도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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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가장 보람있는 일을 한가지만 꼽는다면요...?
“지난 여름,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했을 때 , 정말 눈물이 날만큼 기뻤습니다.
-그동안 미국 유력 신문에 광고를 꾸준히 실었지요?
“2005년 일본 시네마현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하자 한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어요. 당시 뉴욕에서 CNN을 통해 뉴스를 접했는데, 함께 있던 미국 친구의 반응이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독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국인을 더 이해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정말 떳떳하다면 정정당당하게 맞서야지, 시위를 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거였죠. 그때부터 ‘객관적’이고 ‘정정당당’하게 한국을 알릴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 신문광고를 생각해냈습니다.”
-광고비가 한두푼이 아니었을텐데요...
“우여곡절 끝에 NYT에 6분의1 광고를 내게됐어요.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썼지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나요?
“당시 광고 문구가 ‘Dokdo is Korean Territoty(독도는 한국땅입니다)’였는데, 외국인은 누구도 Dokdo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어요. 지금은 기사에 꽤 쓰일만큼 상황이 변했죠. 또 기업과 정부는 물론이고, 가수 김장훈 씨 등 뜻을 같이해주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누구인가요?
“네티즌 여러분들이에요. 큰일이 있을때마다 광고비를 모아주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시니까요.”
-그중에 어린이들도 있나요?
“그럼요. 저금통 깬 돈을 광고비에 보태쓰라고 보내주는 어린이들도 있고, 격려 메일을 보내주는 친구들도 많은걸요.”
-‘한국 바로 알리기’에 우리 어린이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우리 국민은 누구나 ‘민간 홍보대사’예요. 외국에 나가서 기본적인 예절만 잘 지켜도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는 거랍니다. 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게는 친절하게 대해야겠죠.”
-내년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중국의 동북공정 바로잡기, 한글 널리 알리기 등을 준비 중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도 펴낼 계획이에요. 민간 홍보대사야말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니까요.”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The 인터뷰] 한국홍보전도사 서경덕 교수 "친절한 어린이도 민간 홍보대사"
객관적이고 정정당당하게 한국 알리려
美 신문에 독도·동해·비빔밥 등 광고
"WSJ에 동해지도 표기, 눈물나게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