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출신 '늦깎이 교사' 이상훈 선생님 매년 제자들과 부모님 위한 음악회 열어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기사입력 2009.12.22 09:45

고마워요! 선생님♥사랑해요! 선생님

  •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지키고 싶어 ‘119구조대’ 그만두고 ‘교사’됐지요.”

    올해로 교직 7년차인 광주 선창초등학교(교장 강성곤) 이상훈 선생님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제자들과 함께 부모님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리코더·오카리나·하모니카·핸드벨 등 어린이들이 선보이는 악기도 가지가지. 모두 이 선생님이 직접 가르쳤다.

  • 광주 선창초등 이상훈 선생님과 6학년 3반 어린이들이 최근 ‘부모님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어 1년간 연습한 악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 연합뉴스
    ▲ 광주 선창초등 이상훈 선생님과 6학년 3반 어린이들이 최근 ‘부모님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어 1년간 연습한 악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 연합뉴스
    33세에 수능시험을 다시 봐 교대에 입학한 늦깎이 교사 이 선생님의 전직은 놀랍게도 ‘소방관’. 이 선생님은 “사고 현장에서 다친 아이들을 보며, 내가 교사였다면 이런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겨 교직의 길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사가 되고 보니 어린이들의 몸을 지키는 것만큼 마음을 곱게 가꿔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피아노·기타·드럼 등 전문가 못지않은 연주 실력을 갖추고 있던 이 선생님은 어린이들의 인성 교육에 ‘음악’을 이용하기로 했다.

    선생님은 중간놀이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루 40분씩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선생님은 “합주를 통해 아이들끼리 가까워지고 그러다 보니 ‘왕따’ 문제도 사라졌다”면서 “열심히 쌓은 실력을 묻어두기 아까워 학년말에는 연주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음악회를 가진 6학년 3반 어린이들은 “악기를 통해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한 해였다”며 행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