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발음과 표기를 정확히 하려면?
입력 2023.06.07 09:27
  • 우리 한글은 음운론적 특성상 읽는 것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
  • 요즘 날씨가 건조한 탓에 산불이 많이 나고 있다. 이때 산에 가는 친구에게 ‘불조심!’이라고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물조심!’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ㅂ’과 ‘ㅁ’ 한 글자 차이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때 ‘물’과 ‘불’을 최소 대립쌍이라고 한다. 최소 대립쌍이란, 음절의 다른 부분은 같고 하나만 달라 뜻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한글은 음운론적 특성상 읽는 것보다 쓰기가 더 어렵다. 우리글은 읽을 때와 쓸 때, 표기가 같은 어휘가 있고 달라지는 어휘가 있기 때문이다. 읽을 때와 쓸 때 표기가 같은 어휘는 나무[나무], 하늘[하늘]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어휘는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고 있다. 반면 ‘꽃’을 보면 표기는 ‘꽃’이라고 쓰지만 말할 때 [꼳]으로 발음한다. 또, ‘닭’은 [닥]이라고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쓸 때도 ‘닥’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 염보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 발음의 원리적인 부분 외에도 발음을 표기하기도 어렵다. 많은 사람이 본말과 준말을 헷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것은 ‘되’와 ‘돼’일 것이다.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그러므로 ‘되어’라고 쓸 수 있으면 ‘돼’라고 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초등학생이 되었다.’라고 문장을 쓸 수 있다. 여기에서 ‘되었다’는 ‘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초등학생이 됐다.’라는 문장을 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초등학생이 됬다.’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꽤 있다.

    마지막으로 혼동하기 쉬운 표기도 있다. ‘앞으로 잘 되길 바래!’를 예로 들 수 있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때, 우리는 ‘바라다’라는 어휘를 쓴다. ‘바래다’는 빛이나 색이 변할 때 쓰는 말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문장은 ‘앞으로 잘 되길 바라!’일 것이다. ‘바라다/바래다’, ‘가르치다/가리키다’, ‘낫다/낳다’ 등 의미가 모두 다른 표기지만 종종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있다.

  •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우리말의 음운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취학 아동, 초등 1~2학년 학생들의 경우 글을 쓸 때 발음대로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 공부하기보다는 어른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함께 소리 내서 글을 읽어보고 맞춤법에 맞는 어휘를 공부하는 것이 좋다. 

    또 올바른 띄어쓰기를 공부하기 위해서 원고지를 사용하여 글을 쓰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원고지를 쓰면, 문장부호부터 시작해서 띄어쓰기 공부를 더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우리 글이지만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있고, 표준어에 맞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말은 어문 규범으로 한글 맞춤법과 표준 발음법을 정해놓고 있다. 우리말 어문 규범을 정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한글은 우리의 글인 만큼 어려서부터 표기와 소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초등 1~2학년의 국어 수업이 34시간 더 확대된다. 개정된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시작되며, 국어 수업의 확대로 초등 저학년의 한글 능력과 문해력을 키워줄 밑바탕이 될 것이다.

    글= 염보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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