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다문화 청소년 위한 기숙형 기술 대안학교 ‘다솜고’ 입학식 열려... 이정식 장관 “다문화 청소년 미래 기술인재로 성장 지원”
입력 2023.03.03 18:09
-2012년 開校, 컴퓨터기계과·플랜트설비과·스마트전기과 개설
-이 장관, 다문화 청소년 맞춤형 직업교육 현황 점검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충북 제천 한국폴리텍대학 다솜고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 이 장관은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해 ‘국가가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은 우산을 입학생들에게 선물했다. 이날 입학식에는 이 장관(앞에서 두 번째 줄 왼쪽 여덟 번째)을 비롯해 임춘건 한국폴리텍대학 기획훈련이사, 조상훈 다솜고 교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폴리텍대학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충북 제천 소재 한국폴리텍대학 산하 다솜고등학교(이하 다솜고) 입학식에 참석해 다문화 청소년 45명의 힘찬 출발을 격려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다솜고 입학식에 현직 장관이 찾은 것은 개교(開校) 이후 처음이다. 우리 사회에 다문화 청소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두 개의 문화, 두 개의 언어에 익숙한 다문화 청소년의 장점을 살려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다문화 학생 수는 16만8000명으로, 전체 학생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다솜고 스마트전기과에 입학한 장모세스친케레석천(19) 군은 “전기가 움직이는 과정 등을 배워 기술 공학자가 되는 게 목표”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9년 입국, 절차를 거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2년 開校, 컴퓨터기계과·플랜트설비과·스마트전기과 개설, 학년·학과별 15명씩 소규모 수업

    2012년 충북 제천에 문을 연 다솜고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해 설립된 기숙형 기술계 대안 고등학교다. 컴퓨터기계과, 플랜트설비과, 스마트전기과가 개설돼 있으며 학과당 학년별 15명씩 소규모로 운영한다. 

    다솜고는 개교 이래 540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이들 부모의 출신 국가는 24개국으로 조사됐는데, 아시아 국가 비중이 97.4%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입학생 중 70.2%가 외국에서 출생해 부모의 결혼 등으로 성장기에 한국 사회로 들어온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나머지는 국내서 나고 자랐다. 

    조상훈 다솜고 교장은 “중도입국 청소년이 한국 사회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언어 장벽”이라며 “수준별 한국어 교육을 통해 어학 능력 향상을 돕고, 국적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국적 취득요건을 갖춘 대상자 11명 중 10명이 귀화 시험에 통과했다”고 밝혔다.

    졸업생 대부분 대학진학·취업성공... 평균 취업률 80.2%

    다솜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졸업생 375명(9회)을 배출했고 이들 모두 국가기술자격을 하나 이상 취득했다. 졸업생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평균 취업률은 80.2%에 달한다. 

    다솜고 학생들은 3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어학 실력을 기르기 위한 ‘한국어말하기대회’와 ‘이중언어 시쓰기대회’는 물론 공동체 체험학습과 국제 기술봉사 등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양을 기른다. 

     

    2020년 다솜고 컴퓨터기계과에 입학해 기계 설계와 가공 기술 등을 전공한 한정애(22) 씨는 지난달 졸업과 동시에 태양광 셀 제조기업에 취업했다. 국제결혼을 한 어머니를 따라 2018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그는 재학 중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취득했다.

    한편 이정식 장관은 입학식 참석 후 학교 시설을 둘러보고 재학생들의 자동화 기계 가공 실습을 참관하며 교육 현장을 살펴봤다. 이어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다문화 청소년들이 사회 적응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을 청취하고, 학업 성취와 진로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이 장관은 “학령기 다문화 청소년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직업능력 개발 지원을 강화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백승구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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