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학원 휴원·원격수업… 수강료 내릴까
입력 2020.08.21 14:00
-부실 학습 우려… 학원마다 수강료 감면 비율 ‘제각각’
-대형학원, 전면 원격수업 전환으로 수강료 감면 고심
-일부 학원서 수강료 그대로 낸 학생·학부모 불만 커져
-학원 측 “휴원에도 월세·공과금 등 납부 어려움 있어”
  • 학원 휴원으로 텅 빈 강의실 모습. /조선일보 DB
  • ‘휴원으로 인한 수강료, A학원 40%, B학원 70%, 사실인가요? 팩트체크 좀요’ (페이스북 페이지 ‘대치동 대신 전해드립니다’ 中)

    지난 19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한 2단계’ 격상으로 학원이 휴원하거나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최근 중고생과 학부모들의 ‘학원 수강료’가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부터 300인 이상의 대형학원을 대상으로 휴원을 강력 권고하며 운영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대형학원은 전면 원격수업을 전환하는 추세다. 300인 미만인 학원도 운영을 제한한다.

    학원 수강생과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 당분간 수강료를 현장수업 때와는 다르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하는 온라인수업도 집중하지 못하는데, 학원 수업은 집중해서 들을지 의문”이라며 “효과적인 학습이 어려워 수강료를 그대로 날리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러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를 반영한 수강료 조정 폭은 학원마다 천차만별이다. 기존 수강료 대비 감면비율은 최소 0%에서 최대 70%에 달한다.

    대형 입시학원인 대성학원(부산본원 제외)은 원격수업기간에 기존 수강료 대비 60%를 덜 받기로 했다. 강남대성학원은 수강생들에게 지난 19일 밤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는 24일부터 실시간강의가 아닌 정제된 녹화강의를 제공함에 따라 교습비는 기존 교습비의 40%로 산정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아직 고심 중인 학원들도 있다. 이투스 관계자는 “원격수업 관련 수강료 조정에 대해선 현재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학원 입장에선 원격수업 기간에 학생들의 수업 결손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우선”이라며 “원격수업을 언제까지 할지 아직 결정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수강료 감면 등을 얘기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학기 대학가의 등록금 반환 논쟁 이후 많은 대학이 특별장학금 명목으로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준 만큼 학원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수강료에 대해 별다른 공지조차 없는 일부 학원에 대해 수강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잇달아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학원마다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강료를 산정해 공지하면서 이를 비교하는 수강생들과 학원의 갈등은 당분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학원설립·운영자·교습자가 교습을 할 수 없거나 교습장소를 제공할 수 없게 된 경우 납부한 교습비에서 수강일만큼의 교습비를 제외한 일부 교습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학원설립·운영자·교습자는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교습비를 감면할 수 있다. 

    예체능 학원을 운영하는 한 학원장은 “이번 코로나19사태로 휴원을 하더라도 (수강료 감면 대신) 보충수업을 하거나 수강료 납입일자를 연기하는 학원이 대다수”라며 “학원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라 환불해주고 싶어도 무리가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지난 3월 정부의 휴원 권고 이후 한 학원 운영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사정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휴원해도 월세, 급여, 공과금, 차량 유지비 등을 지출해야 한다”며 “부모님들은 환불을 해달라고 하고, 정부는 휴원하라고 한다. 전염(예방)을 위해 휴원해야 하는 현실에서 학원 자영업자들에게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 글에는 7만852명이 동의했다. 
  • 최근 학생과 학부모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원 수강료 조정이나 환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게시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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