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문학작품의 감상력
입력 2018.07.20 11:24
  • 처음 보는 시의 주제나 운율을 파악하고 시적화자를 찾아내며 시어가 가진 함축적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느껴지는 심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고, 표현상의 특징과 그런 표현을 사용한 이유를 말할 수 있을까? 처음 읽는 소설의 내용을 토대로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들의 갈등의 원인이나 구조를 알아내며 갈등이 해소되는 동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이런 공부를 자습서의 도움이나 수업 시간의 선생님 설명 없이 자기 스스로 혼자서 찾아내서 해본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이 능동적으로 찾고 생각하기 보다는 주어지는 정보를 암기하기도 바쁘니까 당연하다. 감상이란 바로 문학작품에 대한 이런 작업을 다른 도움 없이 자기가 찾아서 해보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인 문장독해력을 기반으로 비문학(논설문이나 설명문) 글을 읽고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췄다면 이제 비로소 문학 작품을 감상할 차례다. 국어 시험에서 주로 문제가 출제 되는 것은 비문학 글에 대한 분석적 이해와 문학 작품에 대한 비판적 감상이 주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 공부를 통해 이런 능력을 연마해야만 비로소 고등학교에서 국어과목을 수능과 내신 모두 잡을 수 있다. 지금 하듯이 자습서 설명만 읽고 암기하는 국어 공부는 내신 시험에는 어찌 통할 수 있지만 수능에서는 안 통한다. 전자가 배운 지문만으로 시험을 본다면 후자는 안 배운 지문만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당연하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능력은 알고 모르고의 차원이라기보다는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기본적인 문장독해력과, 설명 또는 설득을 위한 일반적인 비문학 글에 대한 분석적인 읽기가 가능해야 비로소 문학적 감수성과 표현법이 가미된 시 소설 등의 글도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순서상 세 번째에 위치한다. 따라서 비문학 글을 읽고 이해한다고 해서 당연히 문학 작품을 비판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비문학 글도 이해할 수 없다면 문학 작품의 난해함은 당연히 이해하기 어렵다.

    감상력을 진단해보기 위해서는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에 대해서 참고서의 핵심 정리 부분에 있는 감상 내용에 관한 것들을 역으로 질문해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감상력이 떨어질 경우 시에 관한 문제는 자신감이 없다든지 긴 소설이나 산문 형태의 문학 작품이 주어질 경우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지엽적인 지문의 일부 내용에 관한 문제는 풀지만 글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문제는 어렵게 느낄 수 있다.

    운율을 이루는 요소, 시 자체에 대한 전체적 감상이나 심상의 파악, 소설에서 인물 간 갈등 유형, 인물들의 성격, 현대시에서의 표현상의 특징, 소설에서의 주인공과 시적화자의 태도 비교, 고전시가에서 시적화자의 정서변화 등의 방식으로 진단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감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학교 때까지는 문학 작품을 공부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는 중학교의 문학 공부가 실제로 그리 어렵지 않는다는 의미로 파악될 수 있다. 중학교의 문학이란 주어진 교과서의 내용을 충실히 공부해서 잘 파악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정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충실히 교과서 내용을 숙지하고,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내신 문제 풀이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학 감상력에 자신이 없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는 중학교 때부터 올바른 문학작품 감상력을 기르지 않고, 암기나 다다익선식 문제풀이 방식으로 문학 공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문학 작품 분석이 필요한 감상력 파트의 영역은 손대기조차 꺼려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 감상하는 방법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상력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려운 비문학 글을 읽을 때처럼, 스스로 정리하면서 많은 작품을 스스로의 힘으로 정리해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문학 감상력 향상에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작품을 접해보는 것이다. 물론 작품을 읽다보면 생각도 나지 않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수도 있지만, 아예 읽어보지 않았던 작품을 읽는 것보다는 한번이라도 보았던 작품의 문제를 푸는 것이 수월하다.

    소설은 교과서에 전문이 실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소설 전문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완결된 구성으로 이루어진 소설일 경우엔 되도록 해당 전문을 읽어보아 전체 흐름을 알아놓는 것이 추후 문학 학습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종종 문학 학습을 한다는 학생들을 보면, 중요하다고 추려놓은 줄거리 요약, 핵심 부분 발췌 등만을 가지고 학습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학습은 소설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모르는 소설 해독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국어 실력자’의 경우에 보통 어렸을 때부터 많은 독서(여기서 독서는 주로 소설을 이야기한다.)를 해보았던 유경험자일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볼 때, 많은 양의 독서가 문학 감상력을 길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제대로 읽어보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것은 많은 문학 작품을 읽었던 학생들도 반드시 실행해야 할 학습법이다. 즉, ‘단순 읽기’에서 문학 작품의 구성 및 기타 주요 내용들을 파악하면서 읽어내야 보다 정확한 문학 감상이 될 수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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