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국어 강상희박사의 수능국어 학습법] 작은 습관 하나가 수능 국어의 기초 체력을 만든다!
입력 2018.07.06 11:32
- 수능 국어를 위한 어휘력 보강 방법
  • 학생들이 모의고사나 기출문제를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의외로 '어휘력 부족'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학교 선생님들이나 학원 강사들이 문법 개념이나 독서 지문의 구조, 사고의 전개 등에 관해 수업을 집중적으로 하니까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부족한 점이 독해력과 사고력, 혹은 개념 지식의 부족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학생들 중에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어휘력 부족' 때문에 아예 지문이나 발문, 선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국어가 어렵다고 말한다.

    모의고사에서 고득점을 받는 상위권이지만 '감'으로 문제를 푸는 친구들 중에도 수능의 필수 어휘 몇몇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친구들은 평소 좋은 점수를 받다가도 수능에서 그 필수 어휘의 의미를 알아야 쉽게 풀리는 문제를 만나는 경우, 의외로 무너질 수가 있다.

    사실 어휘력은 '기본기 중의 기본기'라서 수능 공부법을 다룬 책에서도 잘 언급되지 않거나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휘력이 부족하면 시험 자체가 흔들린다.

    필자는 수능 국어를 종종 스포츠에 비유한다. 먼저 좋은 자세를 익힌 다음, 그 자세를 반복 훈련해 완전히 몸에 익힘으로써 실제 경기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스포츠의 훈련 방법이듯, 수능 국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기본개념을 명확하게 숙지하고 수능이 요구하는 사고과정을 정확하게 익힌 다음, 문제풀이를 반복하여 완전히 몸에 익혀서 실제 시험에서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수능 국어 시험이다.

    그런데 모든 스포츠 영역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기초체력'이다. '기초체력'이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개인 기량을 익혀도 소용이 없거니와 실제로는 훌륭한 개인 기량을 쌓을 수도 없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히딩크 감독의 훌륭한 선수 조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히딩크는 부임 후 6개월간은 다른 어떤 전술훈련도 없이 일단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만 했다. 유럽의 거대한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공을 차지하려면 강력한 기초체력으로 한 걸음 더 뛸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오대빵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평가전 성적은 안 좋았지만 히딩크는 선수들의 다른 면, 즉 기초체력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기자가 물었을 때도 자신 있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이고 결국 실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축구의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부분이 수능 국어에서는 바로 '어휘력'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수능 시험지에 적혀 있는 어휘들은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그 위에서 자신의 '독해력'과 '사고력'을 맘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휘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어의 단어장 같은 수능 국어어휘사전 같은 것을 가져다 놓고 외워야 할까? 물론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그렇게 속성으로 어휘력을 보완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훨씬 더 적절한 방법이 있다.

    바로 기출문제를 풀다가 조금이라도 애매한 어휘가 있으면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영어는 사전을 찾지만, 국어는 사전을 찾지 않는다. 읽을 수 있으니 대충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 국어 시험지를 보고 어렵다고 느껴질 때, 자신이 어휘를 몰라서 어렵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 답이 있다. 수능 국어의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 필자는 늘 두 번 풀기를 강조하는데, 두 번째 풀 때 조금이라도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어휘가 있다면 국어사전(인터넷에 좋은 국어사전이 무료로 올라와 있다.)에서 찾아 그 뜻을 확인하고 예문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전을 찾아서 의미와 예문을 확인해보면 자신이 의미를 잘못 알고 있거나 용례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수능 국어 시험에서 '변하지 않는 부분'은 문제의 '발문'과 '선지'다. 변하는 부분은 지문과 <보기>다. 완벽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대략 그렇다. 이때 '발문'과 '선지'는 수십 년간 수능 국어에서 활용된 것들이다. 따라서 내가 치를 수능에서도 당연히 활용된다. 그러니 이 '변하지 않는 부분'에서 모르는 어휘가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모르는 어휘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서 정확한 의미와 용례를 파악하고 기억해야 한다. 수능 때까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물론 '변하는 부분'의 어휘 공부 역시 매우 중요하다. 수능 시험의 지문에 사용되는 어휘의 범위는 대략 정해져 있다. 결국 기출문제에서 사용된 어휘들의 뜻만 정확하게 알아도 시험을 치르는데 필요한 기초체력을 잘 갖춰진 셈이다. 최근 3년 치 수능 기출문제를 풀 때 시험지에 적혀 있는 모든 어휘를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수능이 필요로 하는 어휘력은 반드시 갖추어진다고 필자는 장담할 수 있다.

    물론 인내심이 필요하다.

    당연히 지루하고 지겹고 진도도 잘 안 나가고 답답할 거다. 하지만 그 지겨움과 답답함을 견뎌내야 한다. 어휘력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나무의 마디에 부딪혔다고 생각하자. 뚫어내기 어렵지만 뚫리면 정말 성적이 급상승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기초체력 다지기는 원래 어렵고 지루하다. 하지만 일단 다져지면 경기력은 엄청나게 상승한다.

    그러니 이제 하나의 습관을 들이자. 수능 국어를 공부하다가 낯선 어휘나 긴가민가한 어휘를 만나면 반드시 사전을 찾아 의미와 용례를 확인하자. 그리고 수능어휘노트를 만들어서 거기에 기록해놓고 틈나는 대로 학습하자. 이 작은 습관이 여러분들의 수능 국어 기초체력을 2002년 월드컵 전사들 수준으로 높여줄 것이라 확신한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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