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법과 작문, 어떻게 하지? 공부를 하자니 너무 쉽고, 안하자니 시험 당일 불안한데…’
수험생이라면 이런 고민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충분히 고민스러운 문제다. 화법과 작문을 공부하려고 문제집을 펼치면 딱히 어려운 문제가 없다. 그냥 술술 풀린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안 하고 모의고사를 치르면 당황스럽다. 평소에는 금방 맞힐 수 있는 문제도 정답 고르기가 망설여지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마음속으로 최소 20분 안에 화법과 작문, 문법을 다 풀어내겠다는 시간제한이 있기에 서두르게 된다. 그러다보면 한 문제, 많으면 두 문제 정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채점하면서 이런 걸 내가 왜 틀렸나 수도 없이 자책하게 된다. 계륵이다. 공부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부를 하되,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일단 화법과 작문 영역을 대비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여 공부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공부의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훈련’을 해 놓으면 시험 당일 어이없는 실수를 없앨 수 있고 허둥대지 않을 수 있으며, 문제 푸는 속도를 높여 고난도 독서 지문을 푸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화법과 작문은 이렇게 대비하도록 하자. 일단 화법과 작문 역시 ‘기출 문제’가 우선이다. 기출의 화법과 작문 문제들을 실제 수능 치르듯 풀어보자.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정·오답의 선지 근거를 확실하게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화작에서 틀리는 이유는 제시된 지문을 지나치게 빨리 읽고 그 기억에 따라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결국 욕심 때문이다. 이런 경우 지문에 명확하게 제시된 정·오답 근거를 간과하게 되고 ‘주관적인 생각’이나 ‘상식’에 따라 정답을 고르려고 하게 된다. 이럴 때는 대부분 두 개의 선지 중에서 갈등하게 된다. 이런 경우 시험 당일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급한 마음에 경합하는 두 개의 선지 중에서 ‘감’으로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요행히 정답이면 상관없지만 틀리게 되면 등급이 바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설사 맞았다 할지라도 시간이 상당히 흘러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평소에 공부할 때 ‘근거 찾기’ 훈련을 철저하게 해 놓아야 한다. 화작의 ‘근거 찾기’는 독서나 문학보다 훨씬 명확하고 쉽고 패턴화돼 있다. 기출문제를 차분히 풀어보면서 근거를 찾는 연습을 하게 되면, 금방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지문 속의 근거가 눈에 저절로 걸린다. 한 번 할 때 30분 정도씩만 연습해도 충분하다. 10문제를 10~13분 안에 풀고 채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미만이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다행히도 화법과 작문은 이제 문제 유형이 안정됐다. 화법 1~3번, 화작 융합 4~7번, 작문 8~10번, 이렇게 세 개 지문이 나오는 방식으로 수능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유형이 이처럼 안정되면 ‘근거 찾기’ 훈련은 더더욱 용이하다. 기출을 통해 화작의 ‘근거 찾기’ 훈련을 하다보면 문제를 풀 때 지문 속에서 정·오답 선지 근거가 ‘저 여기 있어요’하며 손을 들고 기다린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수준이 되면 이때부터는 ‘감’만 유지해줘도 충분하다.
이제 정리하자. 화작은 분명 어렵지 않다. 출제위원들도 수능의 1교시 첫 번째 시험 영역인 화법과 작문에서 함정을 파거나 일부러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과거에 수능 1교시를 치르고 좌절감에시험을 포기하거나 안 좋은 행위를 시도한 학생들이 꽤 있었다. 출제위원은 그 점도 감안해서 화작에서 문제를 꼬아 내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준비를 게을리 하면 시험 당일 당황한 수험생의 시간을 끈적끈적하게 잡아먹을 것이다. 정·오답 선지 근거를 찾는 훈련을 완벽히 한 다음에는 비록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투자하여 ‘감’을 유지하도록 하자.
화작이 시원하게 풀려야 수능국어 시험을 잘 볼 수 있다. 그리고 국어를 잘 봐야 2, 3, 4교시를 자신감 있게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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