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예습하기
입력 2017.09.29 09:29
  •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과목 예를 들면 수학이나 과학 등에서 예습은 특별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해란 기존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연결지어 받아들이는 과정인데, 그 연결과정에 궁금함이라는 지적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러한 궁금함이라는 지적 호기심은 예습을 통해 얻을 수 있고 그래서 예습이 이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예습은 내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예습을 통해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다면 굳이 수업을 듣는 시간이 필요 없다. 따라서 예습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답답함이나 어려움은 기꺼이 받아들이자. 그것이 곧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유이자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예습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리 생각해보고 고민해봄으로써 그 내용에 대한 궁금함이 커지고 그런 궁금함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예습을 하면 수업이 잘 이해되고 수업이 지루하지 않다. 이런 매커니즘이 반복되다 보니 공부를 잘 할 수밖에 없다.

    예습을 하는 방법으로서 수학이나 과학에서 사용할만한 방식을 소개해본다. 수학을 예습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교과서 읽기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 교과서를 정독하지 않는다. 수업받기 전에 이런 저런 방식으로 선행학습이다 인강이다 뭐다 해서 설명된 내용을 굳이 읽지 않아도 진도를 나갈 수 있는 탓이 크다. 하지만 수학교과서와 문제집만 들고 무인도에서 혼자 공부해서 수능시험을 봐야한다고 상상해보자. 절대로 내용 안 읽고 문제만 푸는 식의 공부를 할래야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수학 교과서를 읽었을 때 이 보다 더 좋은 예습은 없다. 읽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그 답답함을 선생님께서 해소해 주시니 수업이 얼마나 집중도 잘되고 감사하겠는가.

    사회나 과학을 예습하는 방법으로는 지적 호기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문제집을 이용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제집의 문제에서 정답이 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역으로 교과서나 참고서를 찾아보는 방법이다. 내용을 다 알고 나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통해서 거꾸로 내용을 알아볼 목적을 만드는 것이다.

    국어는 수업시간에 배우기 전에 자습서의 설명을 미리 읽고 그 중에 요점으로 생각되는 것을 교과서에 적어두는 방법을 추천한다. 적어 둔 것 중에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것은 핵심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비핵심이니까 핵심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 또는 수업 시간에 배우기 전에 미리 평가문제집을 푸는 방법도 있다. 그 지문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없을 때 더 순수하게 배경지식 만으로 풀어봄으로써 자신의 분석 감상력을 연습하는 예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영어는 번역을 해보는 것이 좋다. 사전을 활용해도 무방하니 배울 지문에 대해서 스스로 번역을 해보면 잘 되지 않는 문장도 있고 잘 되는 문장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고민해본 지문을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시면 훨씬 이해도 잘되고 빠르게 학습하며, 수업이 그 자체로 복습이 되는 효과도 얻게 된다.

    예습은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고 자연스럽게 수업을 복습으로 만들어주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노트필기도 핵심위주로 효율적으로 하게 만드는 효과를 지닌다. 당연히 이해도 잘되고 공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과하면 좋을 것이 없다. 지나치게 많이 혹은 빠르게 예습을 하면 도리어 역으로 수업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불필요한 예단을 갖고 수업을 듣게 되며,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집중과 경청을 방해한다. 예습을 진정 예습의 차원에서만 해야지 그게 본 공부처럼 진행되면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커져 기본 취지가 무너진다. 정해진 방법에 따라 전체 공부의 10~20% 이내로 적정하게 유지했을 때 예습은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게 된다. 궁금증을 만들고 수업을 듣고 싶도록 만드는 약간의 답답함 바로 그것이 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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