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공부에서 반복학습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험을 잘보고 싶다면 이해-심화-반복의 3원칙이 중요하다. 이해는 말 그대로 개념이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를 정확히 해야 문제가 새로운 유형이 나와도 거기에 맞게 적용하고 풀어나갈 수 있다. 심화는 어렵고 복합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도전이다. 시험보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풀어봐야 시험이 쉽게 느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아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심화는 난이도의 심화도 심화이지만 풀이시간의 단축도 심화이고 풀이 공간의 협소화도 심화다. 즉 시험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더 적은 시간에 더 작은 공간에 풀어내는 것 일체가 심화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 원칙이 바로 반복이다.
반복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처음 볼 때의 잘못을 나중에 찾아 정확히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용을 암기하는 데는 반복보다 좋은 원칙은 없다. 아무리 꼼꼼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도 시험공부에는 반복이 효과적이다. 반복적으로 봐야 완전히 내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문제에서 만나도 주저하거나 멈칫하지 않고 반응할 수 있다. 시험은 그 반응 속도도 평가의 하나이기에 반복에 의한 암기가 옳다.
그렇다면 반복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계획표가 중요해진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계획표를 작성해서 공부하는 것은 반복이라는 원칙에 충실해지기 위해서 이다. 사실 한번만 공부하고 시험 봐도 된다면 계획 따위 없어도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범위를 살피려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계획해야 여러 번 볼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면 부족했지 풍족해서 고민인 학생은 없다. 따라서 계획을 수립해서 공부해야만 반복이라는 원칙을 달성할 수 있다.
반복은 시험공부를 위한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공부의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원칙이기도 하다. 영어단어를 암기하는 데에도 반복이 생명이다. 한 개의 단어를 암기하여 내 것이 된다는 것은 곧 그 단어를 여러 번 만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처음 사귄 친구의 이름을 외우는데 한번만 만나기보다는 여러 번 만나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깜지를 반복하는 것이 효율성은 없는 최고의 암기원칙이다.
사회 교과의 여러 과목들의 교과서를 읽는 것도 한 번만 읽을 때와 반복해서 읽을 때 머리로 들어오는 내용의 깊이와 종류는 사뭇 다르다. 오답노트도 사실은 반복을 위한 장치다. 핵심정리노트도 기본서의 단권화도 모두 반복이라는 코드를 구현하는 공부방법들이다. 한번만 공부해본 학생들은 반복의 힘을 느껴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복에 도전해보자. 세 번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분면 처음과는 다른 이해와 암기의 단계가 찾아온다.
일곱 번을 보면 뭐라도 공부가 완성된다는 식의 얘기도 반복의 힘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일곱 번을 본다고 해서 뭐가 보장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정말 진심으로 일곱 번을 보면 이제는 정확한 이해와 암기의 영역을 넘어 깨달음의 단계까지 갈 수도 있다.
반복은 실수도 막아준다. 습관적으로 실수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처방은 같은 동작의 반복이다. 그래서 쉬운 문제를 실수하는 학생들에겐 같은 문제집을 반복시킨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는 학생들에겐 컨닝페이퍼 작성을 같은 범위에 대해서 반복시킨다. 외우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학생에게는 읽기를 반복시킨다. 약점을 찾아내야 하는 학생에게는 기출문제집과 모의고사를 반복시키고, 핵심 보는 눈이 부족한 학생에겐 문제출제를 반복시킨다. 반복의 과정은 그 자체로 학생에게 깨달음과 공부를 바라보는 눈을 길러준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공부에 대해 접근하는 기본 원칙들을 살펴봤다. 좋은 질문을 위해 노력하고, 독서를 통해 기본기를 증진시키며, 노트필기의 중요성과 수업집중이라는 학생의 근본에 충실함을 본다. 개념을 이해함이나 내용을 암기함에도 반복을 통한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다. 한 두 번의 시도로 결과가 나오지 않음에 좌절하지 않고 우직하게 기본에 충실한 것, 바로 그것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놓치지 않고 지켜내고야 마는 기본 중에 기본 공부에 있어서의 헌법과 같은 원칙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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