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괜찮다' 말하는 엄마⋯ 아이들 성향에 따라 교육 방식 달라요”
입력 2017.01.26 14:48
[사업·육아 동시에 잡은 ‘원더우맘’] ⑦ 이윤진 비엘타(VIELTA) 대표
  • 이윤진 비엘타(VIELTA) 대표/장은주 객원기자
  • “소을이와 다을이에겐 늘 ‘여지가 많은 엄마’예요. ‘안돼’, ‘하지마’ 등의 말로 무조건 아이들의 행동을 가로막기보단, ‘그래’ ‘같이 해보자’ 등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함께 몸으로 부딪혀요. 아이들이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길 바라요.”

    이윤진(34) 비엘타 대표는 배우 이범수씨의 아내이자,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소을(6)·다을(3) 남매의 엄마다. 결혼 전부터 아나운서와 국제회의 통역사 등으로 활발히 일해 온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패션 가방 브랜드, 비엘타(VIELTA)를 론칭해 사업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일만 해도 하루가 모자라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만큼은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반 직장인처럼 ‘9 TO 6(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나 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 등을 최대한 활용해 일하는 편이에요. 바쁠 땐 친정어머니가 도와주시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아직 많이 어리기 때문에 낯선 사람의 손을 타기보단, 엄마가 조금 고단해도 직접 보듬고 키우려 노력해요.”

  • /장은주 객원기자
  • 이 대표도 처음부터 사업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은 아니다. 그도 육아와 사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사업 초창기에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였기에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이 컸다. 이 대표는 “회사에 다니면 출산휴가도 있고 대체인력도 구할 수 있지만, 사업은 그렇지 않다”며 “아이를 낳은 직후에도 업무를 손에서 놓을 수 없어 고달프기도 했다”고 했다.

    그런 이 대표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의 외조’ 덕분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도 남편은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었다.

    “남편은 언제나 제가 하는 일엔 적극적으로 지지해줬어요. 결혼 후 집안에서 육아와 내조에만 충실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해줬죠.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방법 등에 대해 조언해주며 큰 힘이 됐어요. 최근 영화 촬영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정말 바쁜 가운데서도 아이들과 늦은 시간까지 놀아주거나 목욕을 시켜주는 등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이 항상 고마워요.”

    이 대표는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똑 소리 나는 자녀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관은 ‘틀려도 괜찮아’다. 이 대표는 아이가 하는 작은 실수를 그때그때 지적하거나 올바르게 고쳐주지 않는다. 아이가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스스로 터득하며 깨우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소을이가 간혹 알파벳 ‘S’를 거꾸로 쓰는 등 실수를 하곤 해요. 그때마다 ‘틀렸어’라며 글자를 고쳐주기보다는 웃고 넘길 때가 잦아요. 글자 하나 잘못 쓰는 것에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보단,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손으로 써보고 입으로 말하는 등 틀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크길 바라요.”.
  •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이소을·다을 남매/KBS 제공
  • 두 남매의 성향에 따라 교육 방식도 다르게 적용한다. 대학 시절부터 과외를 통해 다양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아이들의 성향을 자세히 살피고 이에 맞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사교육으로 공부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며 “전문가의 도움보단 엄마가 직접 가르치려 노력하고, 아이들 각자의 성향에 맞는 학습법을 찾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라고 했다.

    “소을이는 굉장히 활동적인 아이예요. 창의력도 풍부하죠. 이런 아이를 정형화된 틀 안에 가둬놓고 교육하면 금세 흥미를 잃어버릴 것 같았어요. 예컨대, 학습지 10장 풀기, 챕터별 학습 등은 소을이에겐 맞지 않았죠. 아이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어떤 단어를 그림이나 몸짓으로 표현하는 등 공부를 즐거운 놀이처럼 생각하는 방식으로요. 반면, 다을이는 조용히 앉아 집중하는 걸 좋아해요. 사람이 많고 어수선한 분위기보다는 1대 1로 무언가 알려줬을 때 훨씬 흡수력이 빨라요. 아이가 차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요.”

    지난해 여름엔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도 기획했다. 이 대표는 유명 뮤지컬 '캣츠'를 개작한 '키티캣츠'라는 이름의 어린이용 영어 뮤지컬을 만들어 공연에 올렸다. 소을·다을 남매를 포함해 총 11명의 어린이가 참여한 이 뮤지컬은 여러 엄마의 재능기부로 완성됐다. 이 대표가 영어 대본을 담당하고, 사진을 잘 찍는 엄마가 포스터 제작을 담당했다. 메이크업을 잘하는 엄마는 아이들의 무대 분장을 준비하고, 동대문 시장을 잘 아는 엄마는 아이들의 의상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언젠가 소을이가 ‘엄마는 어른들의 일만 잘하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일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뮤지컬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인문학적 지식도 쌓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올해도 역시 사업가이자 번역가로서 활발히 움직일 계획이다. 먼저 비엘타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기 위해 구상 중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기획해 브랜드 홍보에도 힘 쏟을 예정이다. 또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해외 서적의 번역 활동 등에도 참여한다.

    엄마로서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내년엔 소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요. 학교에 간다고 해서 사교육이나 선행 학습을 시키기보단, 지금처럼 그 나이 또래에게 맞는 학습 방법으로 아이가 자연스럽게 습득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에요. 다을이의 경우엔 올해 꼭 기저귀를 떼고 진짜 ‘엉아’로 거듭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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