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코딩’, 논리적 사고 터득하는 계기됐죠”
입력 2017.01.04 11:36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⑨ 서울 청담고등학교 'SHIFT'
  • 서울 청담고등학교 'SHIFT'
  • “코딩(Coding)은 문·이과 계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오히려 문과 학생들이 사회, 문학, 법학, 금융,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코딩을 접목시켜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죠. 꼭 컴퓨터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코딩’이라는 도구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해 만들어진 서울 청담고등학교 코딩 동아리, SHIFT는 계열과 성적, 성별의 제한 없이 코딩을 배우고 싶은 1·2학년생 27명으로 이뤄졌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짜는 일을 말한다. 동아리원들은 소프트웨어(SW)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미국 비영리 단체 ‘코드닷오알지(Code.org)’를 활용해 동아리 활동 시간마다 공개된 문제를 풀고 복습하며 자체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1기 부장인 박주현(2학년)군은 “코딩이 마냥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닌,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창설된 동아리”라며 “다양한 관심사와 진로를 가진 친구들이 모였기 때문에 아이디어도 다채롭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SHIFT는 창설 1년 만에 교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동아리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학교 축제인 ‘청담제’에서 ‘추억의 오락실’을 주제로 게임 부스를 운영해 큰 화제가 됐다. 이날 하루 부스에 방문한 학생만 200여 명이 넘는다. 

    “90년대 오락실 열풍을 주도했던 리듬 게임인 ‘DDR’과 ‘겔로그’∙‘미로 찾기’와 같은 아케이드(Arcade) 게임 등으로 부스를 꾸몄어요. 설치된 게임 대다수는 저희가 직접 프로그래밍했어요. DDR의 경우 은박지로 발판을 만들고, 교실 TV와 연결해 친구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죠. 아케이드 게임은 상자를 잘라 태블릿을 넣고, 조작버튼도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한 부품으로 만들었어요. 부스에 방문한 친구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한 달간의 노고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어요.”

  • 청담고 축제, '청담제'에서 SHIFT가 만든 DDR 게임을 학생들이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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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FT가 제작한 아케이드 게임기.
  • 동아리원들은 코딩을 배우며 생각의 폭을 넓혔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컴퓨터 언어만을 배우는 것이 아닌,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군은 코딩 교육을 통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를 키웠다고 귀띔했다.

    “코딩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요. 예컨대, 겔로그 게임을 만든다고 가정해보면, 게임 이용자가 옆으로 한 칸 이동할 때 적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공격을 가할 때는 적은 어떻게 피할 것인지를 모두 염두에 둬야 해요.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기획자로서 역으로도 생각해야 하는 거죠. 일차원적인 생각이 아닌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어요.”

    학업에서도 도움이 됐다. 논리적인 생각의 틀을 갖고 주어진 문제의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니 자연스레 시험에서도 답을 찾기 쉬워졌다. 김지원(2학년)군은 “이젠 문제를 보면 출제자의 의도부터 파악하게 된다”며 “‘왜 이 문제를 냈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니 훨씬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 SHIFT는 기존 코딩 교육 활동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말 학교에 들어온 ‘3D 프린터’로 더욱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예정이다. 올해 부장을 맡은 최지훈(1학년)군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우리가 생각한 형상을 직접 출력하고 만들어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며 “아울러 일종의 회로 기판 형태의 코딩 기자재인 ‘아두이노’를 활용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작품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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