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사처럼 연설하고 토론하며 영어 실력·꿈 키워요"
입력 2016.11.07 15:42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① 서울 환일고등학교 'KIMC’
  • 환일고등학교 KIMC 동아리 학생들/임영근 기자
  • 대입(大入)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고교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습 중심 체험학습이 학교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대입에선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는 스펙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조선에듀는 재미·스펙·경험 3박자를 고루 갖춘 각 학교의 '명문 동아리'를 만나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UN국제기구의 의사결정 과정을 재현해 전 세계 이슈를 영어로 토론하는 환일고등학교 KIMC(Korea International Model Congress)동아리다.

  • 환일고등학교 KIMC 동아리 활동 모습/임영근 기자
  • 목요일은 KIMC 활동이 있는 날이다. 오늘 회의에 의장 역할을 맡은 김민서(2년·18)군은 1교시 시작부터 분주하다. 매 쉬는 시간마다 오늘의 안건에 대해 부원들이 잘 준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 있을 학교행사로 회의가 미뤄지진 않을지 꼼꼼히 체크한다. 자료조사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가 있다면 컴퓨터실에서 함께 자료를 찾기도 한다. 오후 5시 20분, 석식시간이 시작되면 저녁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회의를 시작한다. 오늘의 주제는 ‘화석연료에서 대체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 모색’(Finding measures to move away from fossil fuels to alternative sources of energy)이다. 10~15명의 각 나라 대표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정보들을 종합해 발표한다. 야자시간 전후로 회의를 마치면 도출된 회의결과를 종합해 결의안을 작성한다. 이어 오늘 발표한 내용에 대해 서로 피드백을 전달하고, 다음 주 회의 주제를 정하면 오늘의 동아리 활동은 마무리 된다.

    2011년부터 시작된 KIMC는 UN국제기구의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전 세계 이슈에 관해 토론, 결의안 작성 과정 등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 모의국제회의 동아리다. 지난 5년 동안 KIMC에서 활동한 학생들은 국제회의에 걸맞은 다양한 안건을 절차에 따라 참여하며 국제 감각을 키우고 장래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왔다. 더불어 국제회의 석상에서 사용되는 고급 실무 영어를 실제 사용하고 익히며 영어실력도 크게 높였다. 김 군은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등 다방면에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회의 준비를 하다보면 많은 자료를 읽게 돼 자연스럽게 영어 읽기와 어휘 실력이 늘어요. 또 회의 시간마다 앞에 나가 발표하면서 말하기 실력도 좋아지고, 상대방이 말하는 걸 경청하다보니 듣기 실력도 늘고요. 마지막으로 회의 결의안을 쓰며 쓰기 실력도 키우게 된 것 같아요.”

    선배들과의 돈독한 관계도 KIMC의 자랑 중 하나다. 지난해 회장을 맡은 송인준(3년·19)군은 “토론을 진행하며 시사 상식을 높이는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선배들부터 얻어가는 배움이 제일 크다”며 “학교에 대한 다양한 정보뿐 아니라 대학 입시 정보, 진로 고민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선배들이 많은 힘이 돼 줬다”고 말했다. 이과 학생인 박효진(2년·18)군도 문과 성향이 강한 영어토론 동아리를 들어야 할지 고민하던 때에 선배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과 선배가 대입 면접에서 KIMC가 문과 성격의 동아리지만 순수 흥미로 참여하고 영어 실력도 함께 키웠다고 말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해줬어요. 선배의 조언 덕분에 저도 확신을 갖고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토론 동아리라고 해서 서로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매 회의 끝마다 결의안을 작성하며 다양한 국가의 의견을 한데 모으는 시간도 갖는다. 1기부터 KIMC의 지도를 맡은 윤종은(43) 교사는 “여러 나라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들을 종합해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이 동아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남을 비판하고 반박만 하는 것이 아닌 결의안을 채택하며 마음을 한 데 모으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윤 교사는 아이들 스스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회의 진행 방식부터 운영까지 모두 아이들이 정하고 자율적으로 진행해요. 아이들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재밌어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답니다. 회의가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말해주고 도와주며 상생 효과를 얻는 것 같아요.”

    학생들은 KIMC 활동이 고교 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환(2년·18)군은 “학업만 매진하다 보면 폭넓은 사고를 하기 힘든데, KIMC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넓은 시각과 생각하는 깊이가 깊어지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김민서군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본인이 하고자 하는 꿈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KIMC 활동 전에는 꿈에 대해 모호했어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이 확고해졌어요. KIMC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찾아라! 고교 명문 동아리’ 시리즈는 맛있는공부의 온라인교육포털인 조선에듀(edu.chosun.com)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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