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입력 2016.08.10 13:27
  • 4.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이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나 지원자의 교육환경(가정, 학교, 지역 등)이 성장에 미친 영향 등을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건국대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6개 대학에서 자기소개서 자율문항을 통일해서 발표했다. 이 학교들의 4번 문항은 위에 있는 것처럼 지원자의 지원동기나 교육환경에 따른 성장을 묻는다. 많은 학생들에게 지원동기보다도 교육환경이 성장에 미친 영향을 쓰는 것에 대해 무척 생소해 하는 것 같다. 우선 이 항목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 지 힘들어한다.

    대교협의 공통문항과 위 6개 대학의 4번 항목은 질문 자체의 성격이 무척 다르다. 대교협의 공통문항은 주로 그 사람 자체보다는 그 사람의 경험을 묻는다. 그런데 위에 제시된 문항은 보다 직접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게 무척 어렵다. 나의 경험은 어쨌든 나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에서 살짝 벗어나있다. 나보다는 내가 겪었던 일들에 대한 것이 소재이니 판단 내리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나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렇지 않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중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비단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이건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글을 쓰면서, 아니 생각하는 단계에서 벌써 지친다. 낯설고 어렵기 때문에.

    성장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장 결과를 먼저 고민해야만 한다. 그 결과를 놓고 어떤 것이 영향을 주었는지를 생각해보자. 그러려면 우선 ‘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그래서 이 4번 문항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는 편이다.

    “너는 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니?”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구체적으로 하도록 강조한다. ‘성실하다’, ‘성격이 좋다’ 등의 추상적인 대답보다는 좀 더 서술적으로 설명하도록 말이다. ‘하지 못하는 일이 주어져도 어떻게든 끝마치기 위해서 밤잠을 줄이는 성실함이 있습니다’라는 식의 표현을 추천한다. 물론 이렇게 설명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면 한번쯤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시기인 지금, 가장 필요한 작업 중 하나가 이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본질적으로 생각해보고 설명하기 말이다.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무조건 설명까지 해봐야 한다. 생각만 하면, 어찌되었든 글로 쓰면서 막막함을 다시금 느낄 수 밖에 없다. 어떻게든 밖으로 표현해보자. 그 방식이 말이든 글이든 상관없다. 자기 자신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만약 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계속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특히 자율문항의 벽이 높게만 느껴질 것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표현하는 것을 우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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