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임팩트는 맨 앞에, 중요한 것 먼저 쓰라
입력 2016.07.06 11:15
  • 자기소개서를 쓰는 기간이 되면 많은 학생들의 자소서를 동시에 여러 편 접하게 된다. 필자같이 상담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입학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면 더 많은 자소서를 접할 것이다. 그 많은 지원자들의 글들을 모두 읽어봐야 하는데 참 이 과정이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어쨌든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비슷한 플롯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반복해서 읽는 것이 즐거운 일인 것만은 아니다. 흥미로운 소설을 즐기며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사람은 글을 무조건 매력적으로 만들면서도 읽는 사람을 배려한 글쓰기를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글이 입학담당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글의 시작부분에 꼭 중요한 것부터 쓰라고 한다. 그 이후에 뒷받침이 되는 이야기들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건 입시든 취업이든 어떤 류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라도 통용되는 말이다.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좀 더 쉽게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데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언어 구조는 중요한 것을 대체로 뒤에서 많이 언급하는 형태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그런 방식의 글이 좀더 익숙한가 보다. 대체로 중요한 내용이나 주제를 맨 뒤에 붙이는 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저는 수학을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강의도 듣고 문제집도 여러 권 풀어봤지만 도무지 성적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중략)…… 수학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것보다 하나씩 설명하면서 하니 수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학 성적도 오르고 저 스스로도 수학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겉보기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경험입니다.'

    이 예시에서 중요한 핵심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다. 그런데 글을 끝까지 차분히 읽어야만 그 핵심을 알 수 있다. 여러 자기소개서를 동시에 많이 읽어야 하는 입학담당자의 입장에서 모든 글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다 이해하며 보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사람이 읽고 판단하기 때문에 읽는 이의 피로도와 흥미도를 모두 고려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평가 방식 역시 기계적이고 수치화된 정량평가가 아니라 종합적인 것이 중요한 정성평가를 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도 글을 읽으면서 중요한 문구가 안 나오면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그래서 무조건 중요한 핵심은 앞에 두고, 임팩트 있게 쓰라고 한다. 이를 테면 앞의 글은 다음과 같이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학을 매우 어려워했습니다……(중략)…… 수학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것보다 하나씩 설명하면서 하니 수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학 성적도 오르고 저 스스로도 수학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험으로 어떤 것이든 많이 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좀더 이해도 잘 되고 글쓴이의 의도 역시 빨리 파악된다. 자기소개서는 소설처럼 편하게 읽는 글이 아니다.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게 핵심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가장 먼저 하길 바란다. 두괄식 구성이 그래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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