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큰 따옴표”와 ‘작은 따옴표’를 이용한 살아있는 표현
입력 2016.06.15 13:28
  • 전부터 꾸준히 자기소개서 쓰기 방법에 대해 강조하던 얘기가 구체적이면서도 개성을 살리는 표현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학생들의 학교 활동 중에서 아주 특별한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 일단 드물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쓴다고 하더라도 특별함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고교생이라는 신분에서 학생다운 수준의 활동이란 일반적으로는 다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들이 전혀 하지 못할 수준 높은 논문도 학생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므로, 지나치게 수준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도 옮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난감함이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인용구를 쓰는 것이다. 인용구를 쓰면서 자신만의 살아있는 경험과 학생다움이 동시에 살아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2학년에 반장이 되어 처음 진행했던 환경미화를 통해 저희 반이 환경상을 수상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 마음이 잘 맞지 않아 힘들었지만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익히며 협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상과 함께 담임 선생님의 칭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리더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한 학생이 써왔던 글의 형식을 빌려와 일부 변형시킨 글이다. 학생답기도 하고 전하고자 하는 바도 알겠다. 그렇지만 뭔가 좀 밋밋하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은 이런 환경미화 경험이 있고, 이 경험을 통해 수상까지 했다는 것은 반장으로서 리더십이 있음을 입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학생에 대해 잘 모르겠다. 좀더 살아있는 생생한 표현이 필요할 것 같다.

    (생략) 그 결과 상과 함께 담임 선생님의 칭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반장, 네가 리더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구나.” 이 말씀에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인용구 위치가 좀더 눈에 띄는 곳으로 가길 바라지만, 제 위치라는 것을 정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일단 같은 구조라고 할지라도 간접인용보다는 직접인용이 더 좋다. 그래야 살아있는 글처럼 느껴진다. 그와 함께 자신만의 개성도 드러난다.

    전에 한 학생은 자신의 별명을 직접 언급하며 글을 썼던 기억이 있다. 이것도 물론 인용구를 통해 넣었다.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 뒤의 이야기들이 모두 별명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각인이 되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는 제약요소가 많다. 그래서 나만의 개성과 경험의 구체성을 살아있게 담기 위한 쉽고 빠른 방법으로써 인용은 참 쉽고 적절하다. 단, 너무 많이 쓰면 오히려 내용이 산만해 보일 수 있다. 하나 혹은 많아도 두 구절 이상은 넘지 않도록 하자. 소설이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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