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입용 자기소개서 표준 양식
매년 교육부에서는 고입 표준 전형 절차와 함께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을 담은 자기주도학습 전형 매뉴얼을 발표해 오고 있다. 2011년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처음 도입된 이래 자기소개서 양식은 매년 조금씩 변화해 왔는데, 올해 2016년 자기소개서는 내용상 작년과 큰 차이 없이 분량에서만 변화가 있을 뿐이다. 즉 작년엔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로 서술하도록 했지만, 올해는 띄어쓰기 미포함 1500자 서술로 바뀌어 300자~400자 정도 더 적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교육부에서 발표한 외고, 자사고 표준 자기소개서 양식이다. 주의할 점은 각 학교별로 문항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글자 수를 달리 할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고교의 전형요강이 발표되는 대로 서류 양식을 꼭 확인해야 할 것이다.-
-
2. 자기주도학습 영역의 구성
위에서 언급한 자기소개서 양식을 보면, 크게 자기주도학습 영역(꿈과 끼 영역)과 인성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자기주도학습 영역은 아래와 같다.-
-
위 자기주도학습 영역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즉 ❶자기주도학습 경험과 느낀 점 ❷지원동기 및 진로 계획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진로계획은 다시 고교입학 후 활동계획과 졸업 후 진로계획으로 나눠 서술하도록 하고 있다.
위 문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❷는 지원자가 갖고 있는 장래비전과 계획을 묻는 것이고 ❶은 과거 학습 태도나 습관을 통해 지원자의 자기주도력이나 학습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문항임을 알 수 있다.
3. 지원동기 작성 시 유의 사항
⑴ 제3자 입장에서 서술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
이번 칼럼은 지면 관계상 <지원동기>에 대해서 우선 살펴보도록 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 지원동기를 서술할 때, 제3자적 위치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고교는 이래서 좋고, 또는 저래서 좋아 지원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서술하곤 한다. 예컨대 쾌적한 교육환경, 우수한 교사진, 뛰어난 대입 실적 등 외부 요인만 잔뜩 늘어놓으며 지원동기를 풀어가는 식이다.
그러나 학교 입학담당관이나 또는 전형위원으로 참여한 해당 고교의 교사진들이 과연 위 내용을 가장 궁금해 할까? 물론 학생 본인이 희망하는 고교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검색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긴 하나, 1500자라는 한정된 분량으로 위 내용을 서술하는 것은 지면의 낭비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입학담당관이 학생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누구나 말할 수 있을법한 내용이 아니라 본인만의 이야기(My Story) 일 것이다. 지원동기를 서술할 때, 단순히 학교 정보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학생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인상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다시 본인이 왜 그 고교에 진학하고자 하는지 스스로 답해보도록 하자.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곤란하다면 아직 본인의 이야기를 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이다. 본인이 장차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본인의 진로계획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고교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아래 추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직업이 될 수도 있고, 특정 과업이 될 수도 있다.)
● 어떤 계기로 그 직업인이 되려 하는가? 또는 어떤 계기로 그 일을 하고자 하는가?
● 장차 희망직업인이 되었을 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 이러한 일을 더 잘해내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과 소양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이러한 능력과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가?
●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고교가 자신의 위와 같은 계획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 지원하고자 하는 고교의 교육이념이나 교육철학 등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 자신의 흥미와 적성은 무엇인가?
●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고교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위 질문들은 지원동기를 서술하기 전 학생들이 한번쯤 고민하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질문들을 정리한 것이다. 위 질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자신의 <꿈과 끼>에 대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위 모든 질문에 명확히 대답할 수 있는 중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진로교육보다는 교과 위주의 교육만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비록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나름의 인생 계획을 세워 보는 것이긴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로에 대한 비전과 열정은 가장 강력한 학습 동기로써, 목적 없는 공부는 쉽게 지칠 수 있지만 진로의지가 확실한 학생은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간혹 자기소개서 작성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학생들의 푸념을 듣게 되는데, 공부 한 시간 더 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더 절실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신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다.
⑵ 입시용 진로를 정해 놓고 꿰맞추듯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앞에서 언급 했듯이 지원 동기는 자신의 <꿈과 끼>와 연계하여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의 진로 희망과는 별개로 입시용 진로를 따로 정해 놓고 스토리를 꿰맞추는 듯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는 몇몇 학생도 더러 있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이유인데, 그중 하나는 외고 입학 담당관이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공무원을 더 선호한다는 논리이다. 이는 외고나 국제고가 어학인재 양성이라는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과연 외국어 능력이라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는지 이다. 언어는 대개 목표라기보다는 수단에 가깝다. 외국어 능력은 세계화 시대에 다양한 여러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또는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군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불가결한 기초 역량으로 보는 것이 더 옳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직업, 또는 과업에서 외국어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어떤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자신의 생기부상 진로희망에 기록된 내용과 자기소개서의 진로를 맞춰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원하지 않는 진로를 적는 경우이다. 또한 3학년이 되어 진로 희망이 바뀐 경우, 일관된 진로일수록 좋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원치 않는 진로를 자기소개서에 적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D. E. Super의 생애발달 모형이론에 따르면 중학생 시기는 진로 잠정기로 언제든지 꿈이 바뀔 수 있는 시기이며, 오히려 진로가 바뀌었다는 것은 그 시기 마땅히 해야 할 진로에 대한 고민을 거친 경우라 할 것이다. 따라서 중학교 시기 진로가 일관될수록 좋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누차 강조하지만 지원동기를 비롯한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반드시 진실을 담아야 한다. 그럴듯한 서류를 위해 앞 뒤 내용을 꿰맞추는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꾸미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금기 사항이다. 더욱이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외고, 자사고 지망생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최근 외고나 자사고의 면접 유형을 살펴보면 진로소양과 역량을 묻는 질문에 다수 출제되고 있는데, 이러한 질문 유형이 늘어가고 있는 것은 지원생의 진로희망이 입시용 진로인지 그 진정성을 판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매우 바람직한 면접 유형이라고 보인다.
이상으로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지원동기를 서술하면서 범하는 오류와 오해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지원동기와 진로계획 중 <진로계획 작성>과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다음 3편 계속>-
-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